'수십대 1' 경쟁률 무색…'서울 청약 불패' 흔들리나

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2023. 10. 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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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써밋 개봉.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에서 수십~수백가구 미계약 나와
"서울 공급 적은데 아직 관심 높아…높은 청약경쟁률 계속 될 것"
박종민 기자


'청약불패'로 여겨졌던 서울 청약시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순위 청약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수십에서 수백가구가 미계약 되고 있는 것인데 향후 서울 청약시장의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공급된 '호반써밋 개봉'은 오는 16일 7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9억 9350만~9억 9860만 원으로 발코니 확장비 등 옵션 비용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10억원이 넘고 길 하나를 사이에 둔 '개봉 푸르지오' 동일 평형이 지난 8월 8억2천만원에 실거래 된 점을 감안하면 시세차익도 기대하기 어려워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 그럼에고 불구하고 지난달 4~6일 1순위 청약 당시 110가구 모집에 2776명이 몰리며 25.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서울 불패 신화'의 일례로 거론됐다. 하지만 전체 가구 중 절반 이상인 72가구가 계약을 포기하며 무순위 청약까지 진행하게 됐다.  

지난달 일반분양을 진행한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도 조만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단지 분양가는 84㎡가 12억 2000만~13억 9000만원으로 인근 '상도더샵' 동일 평형 최근 실거래가(8월, 12억 1천만원)와 큰 차이가 없어서 역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401가구 모집에 5626명이 몰려 평균 14대 1로 마감됐지만 전체 가구 중 절반 수준인 200여 가구만 계약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계약 물량을 선착순 분양으로 소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청약경쟁률도 다소 주춤해진 상태다. 서울의 월별 1순위 청약경쟁률은 지난 6월 122.3대 1까지 치솟았다 8월 53.9대 1까지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77.0대 1로 다소 개선됐다.

박종민 기자


시장에서는 인근의 기존 주택이나 다른 지역의 비슷한 가격대의 주택 매수가 가능한 고분양가로 청약 포기자가 늘어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후분양단지여서 분양권 전매가 되지 않고, 단기간 조달해야 하는 자금이 높은 점 등도 감안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무순위 청약은 전국 거주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들 단지 역시 '완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한 분양시장 관계자는 "두 단지 모두 인근 시세와 비슷해 시장에서 '안전 마진'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고 특히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후분양 단지여서 단기간 많은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 등까지 더해지면서 무더기 미계약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무순위 청약은 전국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완판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향후 서울 청약시장은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서울에서 청약을 진행한 3개 단지의 경우 모두 두 자리 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온도 차는 있었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서 공급된 'e편한세상답십리아르테포레'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99.7대 1로 집계됐지만 관악구 봉천동에 공급된 '힐스테이트관악센트씨엘'은 65.5대 1을 기록했다.

프롭테크 기업 '직방' 빅데이터랩 함영진 랩장은 "올해 서울 분양 물량은 예정치의 30~40% 수준으로 올해가 몇 개월 남긴했지만 통상적으로 겨울에 분양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서울의 분양 물량이 많은 편은 아니"라며 "공급 물량은 많지 않지만 올해 1~9월 서울 청약자는 19만 5천 여명으로 지난해(6만 8천 여명)의 3배를 넘는 등 서울 청약에 대한 관심은 상당한 수준으로 서울 분양시장에서는 당분간 높은 청약경쟁률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청약경쟁률과 비교해 초기계약률이 낮은 단지들이 서울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미계약 물량이 나온다고 해도 준공 전까지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향후 서울 안에서도 입지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청약자들은 분양가 적정성과 입지, 호재, 특히 자금 조달 능력을 감안해서 청약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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