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고진영·김효주도 한다…톱골퍼들이 레슨 받는 이유 [임정우의 스리 퍼트]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10. 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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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골퍼 대부분이 스윙코치와 호흡
스스로 스윙 확인하는 게 어렵기 때문
지도자 한 명에 의존하던 과거와 다르게
각 분야 전문가에게 맡기는 선수 늘어나
매킬로이도 스윙·어프로치·퍼트 따로 배워
지난해 KLPGA 투어 대상 수상자인 김수지가 이시우 스윙코치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등에서 활약하는 선수 중 스윙코치에게 지도를 받지 않는 건 손에 꼽을 정도다. 확실한 이유가 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라도 본인 스윙에 대해 완벽하게 확인할 수 없어서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브룩스 켑카(미국) 등 톱랭커들도 같은 이유로 지금까지 스윙코치와 함께 스윙을 점검하고 있다.

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임성재, 김효주 등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매 대회 자신의 스윙코치와 스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선수들은 “한 시즌 동안 30개가 넘는 대회를 치르면서 스윙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는 만큼 스윙코치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프로 데뷔 이후 스윙코치의 중요성을 더 느끼는 것 같다.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하는지 알려주고 내 스윙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해주는 만큼 스윙코치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들이 스윙코치에게 바라는 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스윙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다. 거리가 적게 나가는 선수들은 클럽 헤드 스피드를 늘리고 방향성이 좋지 않은 선수들의 경우 스윙궤도를 일정하게 하는 게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성적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코스 매니지먼트와 같은 공략법을 배우는 것이다.

비시즌에는 선수들과 스윙코치 모두 짧게는 4주에서 길게는 8주까지 시즌을 치를 때와 다르게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1년 중 사실상 스윙을 교정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만큼 비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훈련 강도가 높다.

고진영과 박현경 등을 지도하는 이시우 스윙코치는 “시즌 중에는 눈앞에 있는 대회 성적이 중요한 만큼 가장 안 되는 한 가지 또는 두 가지를 연습한다”며 “비시즌에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양손의 위치, 골반의 움직임 등 세세하게 교정한다”고 설명했다.

임성재가 최현 스윙코치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돌며 퍼트 스트로크를 점검하고 있다. 임정우 기자
최근에는 한 명의 스윙코치가 아닌 스윙, 그린 주변 어프로치, 퍼트 등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건 매킬로이와 유해란이다. 마이클 배넌과 피트 코웬에게 스윙을 맡기고 그린 주변 어프로치와 퍼트는 각각 필 케니언, 브래드 팩슨과 함께 하고 있다. 지난 2일 막을 내린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던 유해란도 염동훈 스윙코치와 최종환 원장에게 각각 스윙과 퍼트를 지도받고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 선수는 “과거에는 스윙코치 한 명에게 모든 것을 맡겼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골프에서 퍼트와 그린 주변 어프로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전문 지도자에게 받는 선수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여러 지도자와 함께 하는 이유 중 하나다. KL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고 있는 한 선수는 “최근 투어의 총상금 규모가 커지면서 1타에 걸려 있는 상금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며 “라운드마다 1타만 줄여도 한 시즌 동안 수천만원을 벌 수 있는 만큼 대부분의 선수들이 레슨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이 지도자에게 레슨비를 지급하는 방법도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골프 매니지먼트 한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횟수와 기간에 맞춰 측정된 비용을 냈지만 최근에는 고정 레슨비를 줄이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는 지도자들이 늘어났다”며 “가끔씩 인센티브 지급 문제로 논란이 있을 때도 있지만 선수와 지도자 대부분이 만족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PGA 투어와 LPGA 투어 등 해외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들이 한국에 있는 스윙코치에게 지도를 받을 때는 영상 통화와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한다. 임성재를 지도하는 최현 스윙코치는 “낮에는 아카데미 학생을 지도하고 저녁과 새벽에는 임성재와 스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며 “해가 지고 연락할 때가 대부분이지만 단 한 번도 피곤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골프를 잘 치고자하는 열정이 남달라 오히려 내가 더 많은 에너지를 받는다”고 말했다.

※ 국내 유일의 골프선수 출신 스포츠 기자인 임정우 기자는 ‘임정우의 스리 퍼트’를 통해 선수들이 필드 안팎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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