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세계의 화약고…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변수는?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시리아와 레바논 등 주변 지역에서도 이스라엘과의 교전이 벌어지는 등 향후 사태 확산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주목해야 할 변수들과 이에 따른 영향들을 살펴봤다.
지상군 투입을 앞둔 이스라엘의 가장 큰 고민은 납치된 150여 명의 인질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 거주지를 폭격할 때마다 사전 경고 없이 민간인 포로를 한 명씩 처형할 것이라고 위협한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선언했지만 처형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될 경우 무리한 작전에 대한 비난과 함께 협상을 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진다. 앞서 2011년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붙잡힌 이스라엘군 1명을 풀어주는 대가로 1000명의 팔레스타인 포로를 석방한 사례가 있다.
이스라엘 지상군 진입의 전략적 목표도 불분명하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해 무차별 보복 공습을 감행하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민간인 희생이 커질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으로 오히려 팔레스타인 내 하마스 세력을 키우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직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을 향해 박격포와 로켓을 발사하면서 공세에 가담했다. 또 전투기를 동원해 이스라엘 군용차량을 공격하고, 이에 대응한 이스라엘이 레바논 국경 헤즈볼라 초소 두 곳에 포격을 가하는 등 교전이 이어졌다.
미국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을 동지중해로 옮기는 등 헤즈볼라의 개입 가능성 차단에 주력하고 있지만 추후 이스라엘 지상군 진입,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 확대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헤즈볼라를 비롯한 예멘, 시리아, 이라크 등의 무장세력들이 개입해 새로운 중동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나단 패니코프 아틀란틱카운슬 중동안보이니셔티브 이사는 "만약 헤즈볼라가 개입한다면 이스라엘은 수십 년 동안 경험하지 못한 전국적인 전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헤즈볼라가 참전할 경우 이스라엘에 훨씬 큰 타격을 줄 수 있고 정규전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0년 아브라함 협정으로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었고 최근 사우디까지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아랍 국가들에게 버림받거나 국제 사회에서 잊히는 것을 우려한 팔레스타인의 위기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하마스의 공격 이후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편에 서면서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중동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안정을 확보하려던 미국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에도 차질이 생겼다.
사태가 악화해 주변 이슬람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충돌하게 될 경우 불안정한 미국의 중동정책이 표할 수 있다.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외교 분야의 치적이 필요한 바이든 정부에 이스라엘과 중동의 위기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중동 국가들로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글로벌 원유 수급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사태 배후로 지목됐던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 이후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찾고 있다.
그러나 헤즈볼라, 예멘 반군 등 이란이 직접 후원하는 무장 세력들이 분쟁에 개입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그동안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도 원유 생산량을 늘려왔지만 이란이 개입할 경우 미국이 보다 엄격한 제재를 가해 석유 수출을 압박할 수 있고, 위기가 고조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일 1700만~1800만 배럴의 원유가 이동하는 핵심 경로로, 전문가들은 봉쇄 가능성만 제기돼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20~30 달러 이상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교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반격 작전 수행이 어려운 라스푸티차(눈이 녹거나 비가 내려 북부 우크라이나 지역의 비포장도로가 진흙으로 변해 이동이 힘들어지는 시기)와 동절기를 앞두고 교착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관심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주변 무장세력 개입 등으로 사태가 악화하면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지원에 집중해야 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방안도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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