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화 상징 또는 개발 족쇄'...50년 소양강댐 명암

지환, 홍성욱 2023. 10. 15.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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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0년 전 오늘, 동양 최대 사력댐이라 불렸던 '소양강댐'이 준공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이기도 한데요.

반세기 이어진 소양강댐의 명암을 지 환, 홍성욱 기자가 연이어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강 상류, 강원도 춘천엔 소양강댐이 있습니다.

제가 걷는 이 길이 바로 소양강댐 본체에 난 길입니다.

높이 123m, 지그재그로 난 길인데요.

소양강댐은 사력댐이죠.

내부는 모래와 자갈로 이뤄져 있습니다.

담수량은 국내 모든 저수지 17,600개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29억 톤,

댐이 만든 소양호 유역은 서울 전체 면적 4.5배에 달합니다.

1973년 10월 15일 준공한 소양강댐이 50주년을 맞았습니다.

반세기 동안 수도권 식수 공급은 물론 홍수와 가뭄, 전력난을 버텨내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김도균 / K-water 한강유역본부 소양강댐지사 운영부장 : 반복됐던 홍수 피해에 대한 저감뿐 아니라 안정적인 용수 공급, 친환경적인 청정에너지 생산에 큰 역할을 해 오면서 한강의 기적이라고 하는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한 획을 그은….]

문제는 극한 강우 등 기후 변화입니다.

200년 빈도 홍수에 맞게 설계됐지만 50년 동안 이미 수문 개방만 17차례.

기존 5개 수문으로는 부족해 십여 년 전 옆 산을 뚫어 수문 2개를 더 달았습니다.

댐 건설 과정에서 수많은 마을이 수몰됐고, 주민 이주도 있었습니다.

축구장 7천 개 면적이 물에 잠기며 상류 3개 시군, 2만 명 가까운 주민이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남상규 / 소양강댐 실향민 기림회 이사장 : 북에서 내려오신 분(실향민)들은 통일되면 고향 땅을 밟을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지만 이분 (댐 실향민)들은 바로 옆에 고향이 있는데도 가볼 수가 없다고 한탄을 많이 하십니다.]

사실 이 고인돌도 원래는 수몰 지역에 있던 겁니다. 댐 조성 당시 이곳 대학교 교정으로 옮겨졌는데요.

이밖에 댐 건설과 함께 온갖 규제가 얽히며 지역 주민 피해가 큰 것도 사실입니다.

홍성욱 기자가 주민들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소양호가 내려다보이는 마을,

강원도 인제군 남면 관대리 지역.

50년 전 소양강댐 건설로 살던 집과 도로, 마을이 물에 잠겼습니다.

서슬 퍼런 군사 독재 시절,

떠나라는 지시에 주민들은 보상금 일부를 받고 전국으로 흩어졌습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심영근 씨도 마찬가지.

중학교 졸업 후 마을을 떠났지만, 깊어지는 고향 생각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심영근 / 수몰 피해 지역 주민 : 어린 시절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거예요. 계속 생각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이 산에 올라가서 놀았어요. 근데 물이 지금 산 중턱까지 찬 거죠. 쉽게 말하면.]

실향민 애환을 위로하기 위한 노력이 댐 건설 반세기가 흐른 이제야 시작되고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곳이 소양강댐 정상입니다.

소양강댐 준공 50주년을 맞아 수몰 지역 피해 주민을 위로하기 위한 실향비 제막식이 오는 20일 이곳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실향민 외에도 주민 건강 문제나 교통 불편, 저온수와 흙탕물 정수 처리 등 댐 건설로 인한 피해는 상당히 큽니다.

분석 결과 소양강댐 건설로 인한 피해액은 지난 50년간 최소 6조8000억에서 최대 10조 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댐 건설로 소외된 지역 개발을 보상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

댐 관리권을 아예 강원도로 넘기라는 요구가 등장했고, 이참에 물값을 제대로 받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허영 / 국회의원(물값 제대로 받기 4법 대표 발의) : 이미 50년이 지나서 발전 수익만으로도 댐은 4.5배의 투자 대비 순익을 이끌었습니다. 이제는 초과수익에 대해서 실향민들과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환원해서.]

댐 하류 지역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평균 수심 180m인 소양강댐 심층수 온도는 연중 6~7도 정도로 무척 차가운 상태.

강원도는 전기 생산과 물 공급을 위해 매일 방류하는 심층수 일부를 데이터센터 단지에 직접 연결하고 관련 기업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 박진우

YTN 지환 (haji@ytn.co.kr)

YTN 홍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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