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감사합니다” 韓수송기, 이스라엘 일본인 태우자 벌어진 일(종합)

이정수 2023. 10. 15. 01: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4일 일본 온라인상에 한국에 감사를 표하는 글과 댓글들이 수없이 등장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교전 중인 이스라엘에 파견된 우리 군 수송기가 이날 우리 국민뿐 아니라 일본인들도 함께 태우고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파견 軍수송기, 14일 밤 무사 귀국
장기체류자·단기여행객 등 우리 국민 163명
일본인 51명 등 외국인도… “인도적 차원”
외교부 “日정부, 외교 채널 통해 감사의 뜻”
일본서 화제 되며 “한국에 감사” 반응 쇄도
“일본은 국민 지키지 않나” 정부 비판 높아

14일 밤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스라엘의 우리 교민과 가족들이 KC330 시그너스 군 수송기에서 내리고 있다. 구조 인원은 우리 국민 163명과 일본인과 일부 일본인의 타 국적 배우자 등 51명, 싱가포르인 6명 등 총 220명이다. 2023.10.15 뉴스1

“한국군 덕분에 일본인 51명이 구조되었습다. 정말 감사합니다.”(엑스·옛 트위터)

14일 일본 온라인상에 한국에 감사를 표하는 글과 댓글들이 수없이 등장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교전 중인 이스라엘에 파견된 우리 군 수송기가 이날 우리 국민뿐 아니라 일본인들도 함께 태우고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일본 정부도 사의를 표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10시 45분 이스라엘에서 긴급 귀국하는 우리 국민들이 탑승한 군용기가 서울공항에 도착했다”고 전하면서 카미가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미즈시마 고이치 주이스라엘 일본 대사가 각각 외교채널을 통해 감사의 뜻을 우리 측에 전해왔다고 밝혔다.

14일 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이스라엘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KC330 시그너스 군 수송기에서 내린 뒤 마중나온 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0.15 뉴스1

앞서 정부는 공군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1대를 전날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보냈다. 전날 정오쯤 김해국제공항을 이륙한 시그너스는 약 15시간의 비행 끝에 이스라엘 현지시간으로 13일 오후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 14일 새벽 다시 한국으로 출발했다.

수송기에 탑승한 한국인은 장기 체류자 81명과 단기 여행객 82명 등 163명이다.

여기에 일본인과 일부 일본인의 타 국적 배우자 등 51명, 싱가포르인 6명도 함께 탔다.

가용좌석 230여석 중 탑승을 희망하는 한국인을 제외하고도 좌석이 남아 인도적 차원에서 일본인 등 탑승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파견한 군 수송기가 한국 국민뿐 아니라 일본인도 싣고 온다는 소식이 전해진 14일 일본 소셜미디어(SNS) 등엔 한국에 감사를 표하는 글과 댓글이 이어졌다. 사진은 한 일본 네티즌이 엑스(옛 트위터)에 한국어로 작성한 감사 인사. 엑스 캡처

이날 오전 외교부와 국방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알린 군 수송기 파견 소식은 즉각 일본에도 전해졌고, 일본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엑스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일본인들을 함께 태우기로 한 한국 정부의 결정에 감사를 표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들은 해당 소식을 전한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 등 보도를 리트윗하며 “한국군 여러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은 친구. 양국은 항상 좋은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국제 협력 정신에 감사드린다” 등 반응을 보였다.

14일 우리 군 수송기가 이스라엘에서 우리 교민뿐 아니라 일본인 51명도 함께 태우고 온다는 소식을 전한 현지 기사가 야후 재팬에서 이날 국제 뉴스 중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에 올랐다. 야후 재팬 뉴스 캡처

요미우리신문의 관련 기사에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4000개 넘는 댓글이 달리며 야후 재팬에 하루 동안 올라온 국제 뉴스 중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댓글 수를 기록했다.

“(한국 정부의) 호의에 솔직히 감사드리고 싶다. 이런 일이 늘어나면 서로의 관계도 좋아지리라 생각한다”고 적은 댓글은 무려 3만 8000여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윤석열 출범 이후 밀착하는 한일 관계가 이번 일을 낳은 것이라고 분석한 네티즌도 있었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3.3.16 연합뉴스

한 일본 네티즌은 “(한국) 대통령이 바뀐 뒤로 ‘그동안의 반목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며 “아직 종군 위안부 문제 등 뿌리 깊은 것들이 있지만 결국 슬픈 역사와 민족의 차이를 받아들이면서 서로 돕고 인정하는 것이 지금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적었다.

한편으론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일본 내각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 정부의 늑장 대응을 드러낸 격이다”, “일본 정부는 일본인을 지키지 않는다는 의심이 자꾸 불어난다”, “일본인은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것이 일본의 현실이다” 등 신랄한 반응을 쏟아냈다.

14일 밤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통해 이스라엘 교민들이 탑승한 KC330 시그너스 군 수송기가 도착하고 있다. 2023.10.15 뉴스1

일본의 대응을 돌아봐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왔다.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의 도쿄 특파원인 다카하시 코스케는 “한국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한국인 23명이 탈레반에게 납치돼 인질이 돼 그중 2명이 사살당한 처참한 사건을 겪었다. 이번처럼 군 수송기를 신속하게 파견해 자국민을 대피시킨 것에는 아프간의 교훈이 있다”라며 “일본의 위기 관리 능력이 재차 추궁당하고 있다. 한국이 한 것을 왜 일본은 하지 못했나”라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탄인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 7일 시작된 무정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으로 이날까지 양측에서 3500명 넘게 사망했다. 2023.10.14 AP 연합뉴스

한편 외교부가 파악한 이스라엘에 남아있는 한국인은 14일 기준 장기 체류자 440여명과 단기 체류자 10여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이들의 안전 확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