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때문에 흔들렸다" 마흔하나 친구의 엄지 척→슈퍼캐치→파울홈런, 험난했던 대기록 달성의 순간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대기록을 향한 길은 무척 험난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1)이 관중석을 가득메운 홈 마지막 경기에서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앞으로도 당분간 깨지기 힘든 KBO 역사에 길이 남을 대단한 업적이다.
오승환은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터프 세이브를 기록하며 5대3 승리를 이끌었다. KBO 역사상 최초의 통산 400세이브 대기록이 달성된 순간.
2005년 프로 입문 후 19년 만에 세운 대기록이다.
2014년 부터 2019년 까지 6시즌 간 일본과 미국 등 해외리그 공백이 있었음에도 가장 먼저 400세이브 고지에 도달했다. 오승환을 제외하면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한 투수도 없었다. 손승락이 271세이브로 통산 2위다. 현역 선수 중에는 200세이브 달성자도 없다.
오승환은 이 세이브로 3년 연속 시즌 30세이브 고지에도 올랐다.
오승환은 시즌 중간에 돌아온 복귀 시즌 2020년을 제외한 최근 3년 연속 30세이브 기록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전설적 대투수에게도 대기록 달성은 쉽지 않았다.
4-3으로 앞선 8회초 2사 2루.
좌완 이재익 앞에 SSG 벤치가 1982년생 오승환과 동갑내기 우타자 김강민을 대타로 냈다. 권오준 투수코치가 공을 들고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의 오랜 등장곡 라첸카세이브어스가 울려퍼졌다. 만원관중의 환호가 야구장을 가득메웠다.
치열한 3위 싸움 중인 SSG도 승부수를 띄웠다.
또 다른 1982년생 동갑내기 좌타자 추신수를 다시 대타로 냈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추신수는 대기록 도전에 나서는 친구 오승환을 향해 엄지 척을 했다.
"평소와 다르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신수가) 인사를 해서 흔들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복기했던 그 순간.
승부는 승부였다. 양보는 없었다.
풀카운트 승부 끝 144㎞ 몸쪽 직구를 강하게 당겼다. 1루수 옆을 스쳐 우익선상 동점 적시 2루타가 될 수 있었던 타구.
이성규는 공격으로도 선배 오승환을 도왔다.
9회말 1사 1루에서 최민준의 초구 139㎞ 커터를 밀었다. 최고 수비의 중견수 최지훈이 끝까지 따라갔지만 펜스 상단을 맞는 적시 3루타. 5-3으로 2점을 달아나는 천금 같은 한방이었다.
오승환이 대기록 달성을 위해 9회초 마운드에 다시 올랐다.
만원관중과 사랑하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천하의 오승환도 대기록 앞에서 살짝 흔들렸다.
선두 오태곤을 1스트라이크 이후 볼 4개로 출루를 허용했다. 최지훈에게도 볼 3개를 잇달아 던졌다. 7구 연속 볼. 오승환 답지 않게 갑자기 영점이 흔들렸다. 하지만 이내 회복한 그는 직구 2개로 내야 뜬공 처리를 하고 한숨을 돌렸다.
한유섬과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1사 1,2루.
에레디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2사 1,2루. 박성한의 3B1S에서 당긴 홈런성 타구가 오른쪽 폴대 옆을 살짝 스쳐 관중석에 떨어졌다. 가슴 철렁했던 순간. 떨리는 상황은 거기까지였다.
박성한이 민 타구가 좌익수 직선타가 되면서 경기 종료. 공을 잡으며 경기를 끝낸 캡틴 구자욱이 환호하면서 마운드로 달려왔다. 감정변화가 무딘 오승환도 다가오는 포수 강민호와 격한 포옹을 했다. 오승환의 대기록을 온 마음으로 지킨 동료들이 마운드에 모여 어깨를 걸고 환호했다. 오승환은 우규민 등 동료들과 일일이 포옹을 하며 축하를 받았다.
전광판에도 데뷔 첫 세이브부터 100세이브 단위로 영상을 올리며 오승환의 대기록을 만원관중과 함께 축하했다.
다시 라첸카세이브어스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오승환은 모자를 벗어 자리를 뜨지 않고 있던 홈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때 마침 불꽃이 솟아올랐다.
경기 후 중계인터뷰에서 오승환은 "홈 팬 분들 앞에서 대기록을 세웠으면 하는 기대를 했는데, 응원해주신 덕분에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만원 홈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1점차 세이브였고, 홈팬들 앞 블론을 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어 힘든 경기를 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400번의 세이브 하나 하나가 힘들었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고 감회 어린 소회를 털어놓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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