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미생물 없인 문명도 진화도 없었다?…"태반 생성에 결정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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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과 우울증, 치매, 파킨슨까지. 장내미생물의 역할은 소화에서 끝나지 않고 양파껍질 까듯이 계속 새로운 것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임신한 생쥐에게 장내미생물에 의해 생성되는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s)을 보충하자 태반이 정상적인 크기로 자라났다.
장내미생물이 결핍된 어미 쥐에게 식수에 단쇄지방산을 첨가해서 주자 태반이 성장해 대조군의 크기와 비슷해졌다.
장내미생물이 줄어든 영양결핍 어미 쥐에 단쇄지방산을 보충해주는 것만으로 태반 성장이 촉진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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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과 우울증, 치매, 파킨슨까지…. 장내미생물의 역할은 소화에서 끝나지 않고 양파껍질 까듯이 계속 새로운 것이 밝혀지고 있다. 이번엔 더 생각지 못한 영역이다. 어미 생쥐의 장내미생물이 새끼 생쥐가 어미 뱃속에 있을 때 영양을 공급받는 태반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장내미생물이 없었다면 인류 문명도 진화도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미국 UCLA(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연구팀은 장내미생물 집단이 고갈된 생쥐는 정상 쥐보다 태반이 작고, 태반과 태아를 연결하는 혈관 발달이 제대로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이달 6일자에 게재됐다.
어미 생쥐의 장내미생물이 고갈된 상황에서 생쥐 태아는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 산소 등의 부족을 겪었다. 그러나 임신한 생쥐에게 장내미생물에 의해 생성되는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s)을 보충하자 태반이 정상적인 크기로 자라났다. 이번 발견은 장내미생물이 다른 많은 역할에 더해 혈관 생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함을 의미한다. 또한 미생물 대사의 부산물인 대사산물이 태아와 태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논문의 수석저자(senior author)인 일레인 샤오(Elaine Hsiao) UCLA 미생물학, 면역학, 분자유전학 부교수는 "장내미생물 생태계가 태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점점 더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샤오 교수팀은 이전 연구에서 태아의 신경계 발달에 장내미생물 군집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다. 최근 연구를 통해 장내미생물이 태아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지만, 그 원리는 아직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장에 서식하는 방대한 박테리아 집단이 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위해, 샤오 교수 연구실의 제프리 프로노보스트 박사과정생은 암컷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장내미생물이 없는 그룹과 미생물 수를 줄이기 위해 광범위한 항생제를 투여한 쥐로 구분했다. 그 후 각 그룹을 수컷 쥐와 교배시켜 태반 발달을 연구했다. 이들의 생각은 혈류를 따라 흐르는 미생물 대사 산물이 태반 발달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정상적인 장내미생물 집단을 가진 대조군 쥐와 비교했을 때, 이 쥐들은 태반이 더 작았다. 또 어미 쥐와 태아 사이의 혈액 교환을 촉진하는 혈관계 발달이 제대로 안 됐다. 또한 장내미생물이 고갈된 어미 쥐의 태아는 혈중 27가지 물질의 수치가 낮고, 14가지 물질은 수치가 높았다.
프로노보스트씨는 "이는 특정 장내 박테리아가 만든 부산물이 태아·태반 발달 조절에 관여한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태아 생쥐의 크기나 무게도 더 적었다. 연구자들이 낮게 나타난 대사산물을 주사해도 태반이나 태아의 성장이 개선되지 않았다.
대사산물 자체가 태반 발달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님을 파악한 연구진은 장내미생물이 탄수화물을 발효시켜 만들어지는 단쇄지방산이라는 다른 종류의 대사산물로 관심을 돌렸다. 장내미생물이 결핍된 어미 쥐에게 식수에 단쇄지방산을 첨가해서 주자 태반이 성장해 대조군의 크기와 비슷해졌다. 장내미생물이 줄어든 영양결핍 어미 쥐에 단쇄지방산을 보충해주는 것만으로 태반 성장이 촉진된 것. 이는 인간의 임신과 태아·태반 성장에도 장내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샤오 교수는 "생쥐에서 한 이번 발견이 임산부와 태아를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연결되는 더 많은 연구에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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