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치면 샤르릉 기타 소리가 났어요"...사라지는 제주 해안 몽돌
[앵커]
제주 해안의 몽돌은 오랜 시간 한라산에서 내려와 독특한 해안 경관을 만들어온 지역의 자랑입니다.
이런 몽돌이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지고 있어 제주의 아름다운 해안 경관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KCTV 제주방송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조약돌처럼 둥근 몽돌로 유명한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
몽돌이 가득해야 할 해안가에 돌은 사라져 찾기 어렵고 곳곳에는 검은 모래만 남아있습니다.
이곳은 동그란 자갈 모양의 몽돌이 독특한 해안 경관을 만들어내면서 지역의 자랑이었습니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0년 전, 향토 유형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고병규 / 제주시 내도동 (87세) : 서운하지 우리가. 그래도 내도를 찾아오는 사람은 지금도 '알작지가 어딥니까'해서 찾아오니까. 그래서 우리는 여기를 가르쳐 주죠. 그대신 '옛날같이 몽돌은 없다…. 몽글몽글한 돌은 없다' 그렇게 설명을 하죠.]
[김두영 / 내도동 노인회장 ; 아쉽죠, 옛날에는 파도만 치면 샤르릉 샤르릉 해서 기타 치는 소리가 났어요, 음악처럼. 기타 치는 소리가 났는데 이제는 그런 것이 완전히 없어져 버렸어. 이제는 완전히 큰 돌하고 이런 알작지가 없어졌어. 몽돌이라는 존재가 없어져 버렸어, 완전히.]
전문가들은 해안 주변을 개발하며 만들어진 시설물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해안가에 설치한 시설물들로 인해 조류의 흐름이 바뀌면서 몽돌이 바다로 유실되고 있다는 겁니다.
[강순석 / (사) 제주지질연구소장 이학박사 : 제주도 한라산 속에 있는 것이 외도천을 통해서 쌓인 겁니다, 주변에. 근데 내도포구가 어디 있습니까? 바로 지금 앞으로 외도천하고 내도 알작지, 내도마을 사이에 있잖아요. 그러니까 외도천에서 오는 자갈, 몽돌이 오는 길을 막아버렸어요. 그러니까 더 이상 오지 않습니다.]
지역의 자랑이자 주민들의 추억이 깃든 몽돌 해안.
무분별한 개발로 지금 이 순간에도 몽돌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아름다운 해안 경관도, 제주의 가치도 언젠간 기억 속에만 남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KCTV 뉴스 김경임입니다.
YTN 김경임 kctv (yhk55522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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