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부담 늘어 죽겠다” 난리인데…주담대는 6.1조원 늘었다, 왜?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0. 1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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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억제 방안 안통하자
시중은행, 대출 금리 ‘도미노 인상’
“주택거래 당분간 관망세가 짙어질 것”
대출금리 안내 현수막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긴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 감소와 금융권의 대출 취급조건 강화 등 대출 억제 방안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6조원 이상 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6개월 만에 증가액이 7조원대에 이른 8월보단 줄었지만,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이달 이사 철과 연휴 효과 소멸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 폭이 다시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79조8000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4조9000억원 많았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대체로 감소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4월 들어 2조3000억원 늘어난 뒤 6개월 연속 증가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9월 가계대출 중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33조9000억원)이 6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244조7000억원)은 1조3000억원 줄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은 10월 가계대출 전망에 대해 “9월 가계대출 둔화 요인이 해소되는 데다, 통상 가을 이사철 효과도 있고 주택거래량이 7월보다 8월에 크게 확대된 부분도 있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마다 편차는 있지만 과거 10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9월보다 평균 2조원 남짓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접수 중단을 비롯한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가 증가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2조4000억원 불었다.

6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8월(6조1000억원)보다 3조7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이 5조7000억원 늘어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조3000억원 급감했다. 업권별로는 한 달 새 은행권 가계대출이 4조9000억원 증가하는 동안 제2금융권에서는 2조5000억원 감소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9월 중 가계대출 증가 폭이 줄었지만 가계대출 규모는 여전히 크다”며 “10월에는 가을철 이사수요, 9월 신용대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 은행, 대출 억제 위해 가산금리 상향 조정
주요 시중은행들이 본격적으로 가산금리를 늘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최근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대출 수요를 줄여보자는 취지로 분석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 영업점 등에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와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 신규)를 각 0.1% 포인트, 0.2% 포인트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신잔액코픽스 기준 전세대출 변동금리(6개월 신규) 역시 0.2% 포인트 높아졌다. 아울러 지난 13일부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도 ‘만 34세 이하’만으로만 한정해 판매를 시작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p 올리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0.3%p 상향 조정헸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현재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들의 이런 금리 인상과 초장기 대출 상품 연령제한 조치 등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수요 억제 요청에 대한 호응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KB나 우리, 신한 외 은행 중에서도 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곳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른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동안 금리를 같이 인상하지 않고 있으면 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자 부담 늘었다”…대출금리 4%대 이상 절반 넘어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도산중개업소 전면부에 매물 안내장이 붙어 있다. [김호영 기자]
주담대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4%이상 대출금리를 받은 대출자들이 늘어났고 이에대한 부담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 분위기에 고정금리형이 여전히 대세를 나타냈으며 혼합금리형은 소폭 증가했다.

앞서 직방이 지난달 14~28일 자사 앱 접속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716명 참여, 신뢰수준 95% ± 3.66%)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 매입 및 전세금, 임대료 마련을 위한 대출이 있는지 물은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39.0%가 대출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40대에서 43.5%로 대출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60대 이상(39.8%), 30대(39.3%), 50대(38.4%)도 10명 중 3명은 대출이 있다고 답했다.

대출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대출 이자는 ‘3% 미만’이 25.8%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4~4.5% 미만 13.3%, 6% 이상 12.9%, 5%~5.5% 미만 12.5%, 5.5%~6% 미만 10.4%, 3.5%~4% 미만 9.3%, 4.5%~5% 미만 9.3%, 3%~3.5% 미만 6.5%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부동산 매입 및 전세금, 임대료 마련을 위한 대출이 있는지 물은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39.0%가 대출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40대에서 43.5%로 대출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60대 이상(39.8%), 30대(39.3%), 50대(38.4%)도 10명 중 3명은 대출이 있다고 답했다.

대출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대출 이자는 ‘3% 미만’이 25.8%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4%~4.5% 미만 13.3%, 6% 이상 12.9%, 5%~5.5% 미만 12.5%, 5.5%~6% 미만 10.4%, 3.5%~4% 미만 9.3%, 4.5%~5% 미만 9.3%, 3%~3.5% 미만 6.5% 순으로 집계됐다.

현재 이자 부담이 2022년과 비교했을 때 어떠한 지를 묻는 질문에는 58.1%가 ‘늘었다’고 응답했다. ‘변동없다’는 31.5%, ‘줄었다’는 응답은 10.4%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거주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서울 거주자가 이자 부담이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70.2%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이어 지방5대광역시 거주자는 63.2%로 작년보다 이자 부담이 커졌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올해 안에 부동산 매입 및 전세금, 임대료 마련을 위한 추가 대출 계획이 있는지를 물은 질문에는 과반수인 55.0%가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4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응답됐다.

추가 대출 금리 형태는 ‘고정금리형’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56.3%로 가장 많았다. ‘혼합금리형’은 29.9%, ‘변동금리형’은 13.7%로 나타났다. 작년 조사 결과에서도 유사한 응답 결과가 나타났으나 작년보다 ‘고정금리형’의 선택은 줄고 ‘혼합금리형’을 선택한 응답자는 소폭 증가했다. 대출 금리가 계속 오름세를 보여 고정금리 형태의 대출 상품을 선택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여전히 높지만 금리가 이제는 하향 조정될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되면서 혼합금리형을 선택하고자 하는 비율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로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월 이후 3.50%로 동결됐지만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 9월 들어 아파트 거래량도 주춤한 상태이며 거래가 안된 매매매물도 쌓이고 있다. 당분간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가 거래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작년에 비해 이자 비율의 폭에 변동이 생기고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내집마련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대출을 계획하고 있는 수요자라면 자금 상황과 대출 상환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적절한 대출 금리 적용 방식을 잘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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