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이스라엘, 가자지구 대피령 거둬달라” NYT에 기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이스라엘군에 가자지구 주민 대피령을 재고해달라고 호소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고문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24시간 이내에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은 위험하고 매우 곤란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극히 짧은 시간에 대규모 대피를 요구하는 것은 심각한 인도주의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날 성명을 내고 “며칠 내에 가자시티에서 크게 작전을 벌일 것”이라면서 가자시티의 모든 민간인에 대해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밝혔다. 가자시티는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지역 중심도시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주민 대피령 이후 현재까지 남쪽으로 이동한 주민은 수만 명에 불과하다.
미처 피란을 떠나지 못한 이들이 교전 속에 대규모로 살상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대피령을 선전적으로 일축하고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요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고문에서 분쟁 해결의 핵심 우선순위로 가자지구 전역에 연료, 식량, 물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의 반입을 허용할 것을 이스라엘군에 제안하는 한편, 하마스에게는 가자 지구 내 모든 인질의 석방을 요청했다. 아울러 그는 제네바 협약을 포함한 국제인도법을 존중·준수하고 양측의 민간인을 항상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병원, 학교, 진료소와 유엔 건물은 절대 공격의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주에 동료들이 가자 지구에서 목숨을 잃었지만, 여전히 유엔 직원들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도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 분쟁의 해결에서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모든 당사국과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들은 새로운 폭력과 분쟁이 서안지구 또는 더 넓은 지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폭력과 유혈 사태가 끊임없이 확대되는 이 끔찍한 순환은 이제 끝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일치된 행동과 강한 지원 없이는 분쟁의 양측이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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