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에 발목잡힌 숙원사업…지역사회 불만 고조
[KBS 대전] [앵커]
부여의 한 고등학교가 옛 왕궁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돼 이전이 결정됐는데 이전할 부지에서도 문화재가 나오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 이전 사업이 기약 없이 늦어지면서 학부모나 동문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영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화재 발굴작업 중인 이 땅이 부여의 오랜 염원인 부여여고가 신축 이전할 곳입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야 하지만 착공 시기도 못 잡고 있습니다.
백제시대 문화층이 발견돼 발굴조사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착공에 필요한 문화재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설계를 변경해 오는 18일 재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재심의를 통과해도 문제입니다.
문화재청이 요구한 백제 시대 문화층 보존 조치에만 최소 1년이 소요됩니다.
별다른 변수가 없어야만 내년 이맘 때쯤 겨우 착공이 가능합니다.
개교가 이미 2년 이상 지연됐는데 재심의마저 통과가 안 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내년까지 착공을 못 하면 정부의 투융자심사를 다시 받게 돼 개교가 더 지연되기 때문입니다.
[박정현/부여군수 : "지역의 현안갈등으로 이슈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저희로서도 최선을 다해서 문화재청과 협의해서 잘 정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학부모와 동문회는 불만이 계속 쌓여가고 있습니다.
학교가 지어진 지 60년이 넘어 학습환경이 악화되고 있는데, 학교 위치가 사비시대 왕궁터로 추정돼 증·개축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착공이 계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은숙/부여여고 총동문회장 : "문화재도 중요한데, 사람 사는 세상에 사람이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문화재 심의할 때 꼭 이 부분을 반영해주시기 바랍니다."]
소중한 문화유산인 문화재가 지역발전에 걸림돌로 인식되지 않도록 문화재 당국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서영준입니다.
촬영기자:오종훈
서영준 기자 (twintw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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