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며 저항하는데도 중요부위 만져”…女 강간 20대 집유 왜?

法 "보상금 등 명목으로 1000만원 지급하고 합의"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 등을 참작해 형 정했다"

친구 커플 소개로 알게 된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이수웅 부장판사)는 강간혐의로 기소된 A씨(24)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등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했다.

A씨는 작년 5월 28일 새벽 강원 원주 소재 자신의 집에서 19살 B양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A씨는 일주일 전쯤 친구커플 소개로 B양을 알게 됐고, 사건발생 전날 저녁 B양, 그 커플과 함께 식당, 호프집, 자신의 집에서 연이어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그 친구커플이 옷 방에서 잠을 자게 돼 A씨는 B양과 안방 침대에서 서로 떨어져 자기로 했는데, 28일 새벽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검찰은 사건당시 A씨가 B양이 싫다는 말에도 손을 잡거나 안고, 자신을 뿌리치는데도 신체 중요부위를 만지는가 하면, 발로 차면서 저항하는 B양을 상대로 성관계를 이어갔다고 공소장을 통해 밝혔다.

A씨와 변호인은 재판에서 B양의 동의하에 성관계를 했을 뿐, 폭행·협박해 강간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집 거실은 고양이 때문에 잠을 자기 여의치 않았고, 피해자는 함께 자는 커플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피고인과 떨어져 자는 것 등을 조건으로 함께 침대에서 잠을 잔 것”이라며 “막상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게 되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호감이 있음을 고백하면서 끊임없이 스킨십을 시도했고 피해자는 마음이 없음을 밝히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의 끈질긴 요구에 피해자가 마지못해 피고인의 팔을 베고 눕긴 했으나, 그것 외에 피해자가 피고인의 스킨십 등 성적접촉에 동의한 것은 전혀 없었다”면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피해보상금 등 명목으로 1000만원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