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줘도 연탄배달 안 돼요”…취약계층 발 동동

이유진 2023. 10. 1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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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취약계층의 힘겨운 시간도 시작됐습니다.

특히 좁은 골목길이나 높은 언덕에 있는 집들 중에는 연탄 배달도 되지 않는 곳이 많아 막막하기만 한데요.

기댈 곳이라고는 이웃의 손길 뿐이지만 요즘은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고 합니다.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연탄 10장을 지고, 들고 자원봉사자들이 골목길을 오릅니다.

한참을 걷고 가파른 언덕까지 올라야 목적지가 나옵니다.

홀로 사는 82살 박옥순 할머니는 이들의 도움이 없으면 겨울을 날 수가 없습니다.

겨우내 땔 연탄 700장을 집 창고까지 옮길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박옥순/춘천시 소양동 : "돈을 더 줘도 (배달)안 온대. 왜냐하면, 험해서 골목골목 그리고 이게 언덕이잖아요 여기가."]

또다른 언덕 마을에 사는 80살 박재철 할아버지.

연탄 주문 전화를 걸어보지만,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예 여기 배달이 되나요?) 연탄 배달 거긴 못해드립니다. 너무 언덕이라 올라가서 할 수가 없습니다."]

해마다 연탄을 날라줄 자원봉사자만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급할 때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직접 연탄을 지고 올 수밖에 없습니다.

[박재철/춘천시 효자동 : "저 아래 길에 놓으라고 그러고 우리가 지게로 지어서 올리는 거야. 지어 올리고 들어 올리고 이래가지고 때고 그러지."]

혼자서 주문 받고, 배달도 해야하는 소매업체도 나름의 사정이 있습니다.

연탄 100장을 팔아 봐야 만 원 안팎을 손에 쥐는데 비싼 인건비 때문에 사람을 쓸 수가 없습니다.

[전성수/연탄 소매업자 : "너무 멀리 골짜기 깊은데나 골목이나 언덕 위에나 지하나 이런 데는 못 들어가거든요. 그거는 감당을 우리가 못 하니까."]

올 겨울, 연탄을 날라 줄 자원봉사자를 기다리는 취약계층은 강원도 춘천에만 1,000 가구 이상.

이들의 겨울 나기를 도우려면 자원봉사자 5,000명이 필요한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지난해는 한해 전보다 20%나 줄었고 올해도 사정은 나아질것 같지 않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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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기자 (newjea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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