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새벽 배송’ 노동자 사망 뒤에는…‘7시 배송완료 압박’
[앵커]
어제(13일) 새벽 쿠팡 물품을 배송하던 60대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사인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아직 결론이 나오진 않았지만 이 죽음으로 쿠팡의 배송 시스템, 특히 '새벽 배송'이 노동자들을 혹사시키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도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쿠팡 물품을 배송하던 중 숨진 채 발견된 60대 박 모 씨, 그의 주변엔 '새벽 7시 배송'을 못 지키게 된 택배 상자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박 씨가 지켜야 했던 '로켓 배송', 신선식품 등을 자정 안에 주문하면 새벽 7시 전까지 당연한 듯 '문 앞'에 놓여 있는, 쿠팡의 대표 서비스입니다.
밤에 일하는 배송 노동자들은 이 '7시'를 지키기 위해 대리점 독촉 속에 밤새 뛰어다녀야 합니다.
[강민욱/택배노조 쿠팡택배 강남지회장 : "(지연 배송은) 죽어도 안 됩니다 여기는, 쿠팡은. 신선 식품은 주간 8시까지 해서 일반 택배보다 4시간 빨리 배송해야 되고..."]
'시간 내 배송'을 더 어렵게 하는 의무가 있다는 게 노동자들 입장, 배송 중에도 추가로 들어온 '로켓배송' 물품을 받으러 도로 물류캠프에 돌아가야 하는데 이동 시간이 늘어나 업무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단 겁니다.
상품 신선도를 유지하는 쿠팡만의 '보냉 바구니'를 수거하고 관리하는 것도 배송 노동자 몫입니다.
이 조건을 맞춰가며 뛰는 이유, 쿠팡의 이른바 '클렌징 제도'에 있습니다.
숨진 박 씨 등 배송 노동자들은 쿠팡의 하청을 받은 업체와 계약해 '배송 구역'을 지정받은 '개인사업자', 배송 수행률 등이 '기준'에 못 미치면 이 배송 구역을 공개 입찰에 부치는 제도입니다.
[권영국/변호사 : "그 기사가 담당하는 구역의 업무를 회수를 해버리는 거예요. 사실상 해고죠."]
쿠팡 측은 숨진 박 씨의 배송 물량과 업무 시간은 통상적인 수준이었고, 과로사 여부는 아직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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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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