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에도 멈추지 않은 오승환, 400세이브 대기록 '입맞춤'
8월에만 10세이브 거두며 부활…대기록 수립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시즌 초반 난조 속에 은퇴설까지 돌았지만 '끝판대장'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은 멈추지 않았다.
묵묵히 달린 오승환은 8월부터 서서히 살아났고 KBO리그 최초 통산 400세이브라는 대기록까지 수립했다.
오승환은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팀이 4-3으로 앞선 8회 2사 2루에서 등판했다.
대타 추신수를 6구째 직구로 1루수 땅볼로 처리한 오승환은 9회 볼넷 2개를 내주며 1사 1, 2루에 몰렸지만 기에르모 에레디아, 박성한을 연속 뜬공으로 정리했다. 오승환의 역투 속에 삼성은 SSG를 5-3으로 눌렀다.
2005년 프로에 입성한 오승환의 시즌 400번째 세이브가 달성된 순간이다.
이번 시즌 초반만 해도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370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이 올 시즌 30세이브를 추가해 대기록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불혹을 넘긴 오승환이 워낙에 그답지 못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올 시즌을 마무리 투수로 시작한 오승환은 개막 이후 7경기에서 4세이브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4.91로 흔들렸다.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오승환은 잠시 마무리 자리를 내려놓고 중간계투로 뛰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오승환은 여전히 흔들렸고, 박진만 감독과 정현욱 투수코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오승환이 좋았을 때의 감을 찾을 수 있도록 선발 투입을 결정한 것.
오승환은 5월 3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해 산전수전을 다 겪은 오승환에게도 선발 등판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5이닝 5피안타(1홈런) 3실점하고 패전 투수가 된 오승환은 직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재정비를 마치고 1군에 돌아와 다시 마무리 투수로 뛴 오승환은 예전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후 6월 18일 또 한 차례 2군행을 통보받았다. 6월 1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있었던 일의 여파였다.
6월 16일 KT전에서 삼성이 6-4로 앞선 8회 구원 등판한 오승환은 번트안타, 2루타를 연달아 내줘 실점한 뒤 교체됐다. 교체되는 과정에서 잔뜩 화가 난 표정을 지은 오승환은 공을 관중석 쪽으로 던졌고, 더그아웃에 돌아가서는 글러브를 내던졌다.
어떤 상황에서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돌부처'라 불리는 오승환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은 무척이나 생소한 일이었다.
불혹을 넘긴 오승환이 그답지 않은 모습을 이어가자, 은퇴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오승환은 멈추지 않았다. 7월초 다시 1군 무대에 돌아온 오승환은 제 감각을 찾기 위해 묵묵히 노력했다.
오승환은 8월부터는 점차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8월에 나선 13경기에서 10개의 세이브를 보탰다.
8월 1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맞고, 15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는 1이닝 2실점하며 '진땀 세이브'를 거두는 등 불안한 장면도 있었지만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갔다.
9월에는 '우리가 알던' 오승환의 모습이 나왔다. 8경기에서 3세이브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이 1.04에 불과했다.
10월 들어서는 이날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9월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마침내 오승환은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 사상 최초 400세이브라는 대기록을 써내는데 성공했다.
고교 시절 척추 분리증 진단, 세 차례 팔꿈치 수술에도 굴하지 않고 달려왔기에 가능했던 기록이다.
KBO리그 역사에 남은 세이브 관련 기록은 오승환을 빼놓고 논하기 어렵다.
2005년 삼성에 입단해 셋업맨으로 뛰다가 이듬해부터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로 우뚝 선 오승환은 2006년 47세이브를 거둬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써냈다.
이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오승환은 2011년에도 47세이브를 거둬 자신이 가진 기록에 타이를 이뤘다.
역대 최소경기 100세이브,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 기록도 오승환이 갖고 있다.
오승환은 2007년 9월 8일 광주 KIA전에서 180경기만에 통산 100세이브 고지를 밟아 역대 최소경기 달성 기록을 썼다.
2009년 5월 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역대 최연소(26세 9개월)·최소경기(254경기)로 통산 150세이브를 써냈고, 2011년 8월 12일 대구 KIA전에서는 역시 최연소(29세28일)·최소경기(334경기)로 통산 200세이브를 달성했다.
오승환은 2012년 7월 1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통산 228세이브를 거둬 김용수가 가지고 있던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227세이브)를 넘어섰고, 이후 독주를 이어왔다.
2013년 4월 7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는 KBO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250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일본, 미국 무대를 거치고 돌아온 뒤인 2021년 4월 2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300세이브를 채웠다.
지난해 5월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역대 최초 350세이브를 써냈다.
최다 구원왕 타이틀도 오승환이 가지고 있다. 오승환은 6차례 세이브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06년(47세이브), 2007년(40세이브), 2008년(39세이브) 3년 연속 구원왕에 등극했고, 2011년(47세이브)과 2012년(37세이브)에도 세이브 1위 타이틀을 차지했다. 2021년에는 44세이브로 구원왕 타이틀을 탈환했다.
2년 연속 40세이브를 거둔 것은 오승환이 아직도 KBO리그에서 유일하다.
오승환은 2021년에는 만 39세의 나이로 40세이브를 넘겨 역대 최고령 기록도 작성했다.
일본에서 2년간 80세이브, 메이저리그에서 4년간 42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올해 6월 6일 대구 NC전에서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도 달성했다. 이 또한 역대 최초다. 오승환은 이날 한·미·일 통산 세이브 수를 522개로 늘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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