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가역량에 민간기술 접목 … 우주강국 향해 ‘터치다운’ [심층기획]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 임무 성공
美·中·러도 못한 영역서 ‘최초’ 타이틀
우주개발 투자 규모 서구 비해 낮지만
국영 기관 육성에 집중해 노하우 갖춰
우주산업에 모든 민간 기업 참여 개방
官 주도 아닌 새로운 기술생태계 조성
위성발사 분야 등 시장규모 지속 성장
스타트업 투자액 2년새 4배 이상 늘어
7월14일 인도 사티시다완 우주센터에서 ‘마크-3’ 로켓에 실려 발사된 찬드라얀 3호는 8월23일 달 착륙선 ‘비크람’이 성공적으로 착륙하며 인류 최초로 달 남극을 정복하는 데 성공했다. 달의 남극은 얼음 상태의 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우주 탐사의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는 장소다. 이로써 인도는 미국, 소련, 중국에 이어 사람이 만든 기기를 달에 올려놓은 네 번째 국가로 기록됐다. 특히 우주산업의 전통 강호 러시아가 비슷한 시기 발사한 ‘루나 26호’와 달 남극 도전 경쟁에서까지 승리하며 더 강렬한 이미지를 챙겼다.
◆ISRO 역량에 민간 기술 결합
인도는 1960년대 이후 꾸준히 우주기술 개발 역량을 쌓아오며 이 분야에서만큼은 10대 강국 중 하나로 분류돼 왔다. 다만 어디까지나 서구 선진국을 위협하는 ‘다크호스’ 이미지가 강했다. 우주개발 투자 규모도 서구에 비교가 안 된다. 2022년 기준 인도의 우주산업 예산 규모는 19억3000만달러로, 세계 최대 우주산업 투자국인 미국의 32분의 1, 2위 투자국 중국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일본, 프랑스, 독일 등에 비해서도 예산 규모가 절반에 그치는 상황이다.
인도에서는 최근 수년간 우주산업에 도전하는 민간 기업이 다수 생겨나는 중이다. 2020년 6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우주산업에 모든 종류의 민간 기업의 참여를 개방하겠다고 발표한 뒤 인도 정부는 우주산업에서 민간 기업 참여에 대한 여론 수렴과 함께 기존의 관(官)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의 새로운 기술 생태계 만들기에 착수했다. 이런 변화를 감지한 젊은 인재들이 속속 창업에 뛰어들면서 2019년 7개, 2020년 11개에 불과했던 우주산업 분야 스타트업 기업 창업 수가 2021년 47개, 2022년 104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전체 스타트업 투자액도 크게 늘어나 2020년 2300만달러에서 2022년 1억852만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인도 정부는 아예 자국 우주산업의 기본 틀 자체를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 4월 발표한 ‘인도 우주정책’이 그것이다. 이 정책에서 인도는 우선 ISRO의 업무 범위를 첨단기술 연구개발로 한정해 민간 부문이 인도 우주 프로그램의 개발과 경쟁력 강화 등에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ISRO는 첨단 우주기술의 연구 및 개발, 우주 탐사 및 기타 비상업적 임무와 같은 측면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인도 정부는 우주개발 분야에서 민간 기업의 참여 확대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및 혁신을 수혈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예산을 책정하고 주어진 기간 내 과업을 마무리하는 등 관이 아닌 민간만이 가능한 효율성의 확보 또한 기대 중이다. 지텐드라 싱 인도 과학기술부 장관은 “새로운 정책으로 인해 산업계는 용기를 얻고 더 많은 참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회 열린 인도 우주산업
정보기술(IT) 강국이기도 한 인도는 소규모 위성 발사 등 민간 기업들이 자체 역량을 키울 만한 사업 기회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0년 96억달러 규모였던 인도의 우주산업 관련 시장은 2025년에는 129억달러로 35%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중 위성발사 분야는 2020년 5억7000만달러에서 10억5000만달러로 두배 가까이, 위성제조 분야는 21억달러에서 32억달러로 52%나 성장이 예상됐다. 위성서비스는 38억달러에서 46억달러로 21% 성장을 기대 중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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