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호 3안타 2타점' 이승엽의 미라클 두산, 2년 만에 PS 전격 복귀…'트래직 소멸' KIA 가을야구 좌절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이승엽 감독이 부임 첫 시즌부터 두산 베어스를 포스트시즌 무대로 복귀시키는데 성공했다. 가을 야구는 최종적으로 확정이 됐고, 이제부터는 순위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15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3-2로 승리,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NC 다이노스, SSG 랜더스와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날 두산은 '좌완 에이스' 브랜든 와델이 비록 승리와 연이 닿지는 못했지만, 7이닝 동안 투구수 94구,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타선에서는 강승호가 3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원맨쇼' 활약을 펼쳤, 김재호가 스퀴즈 번트로 결승타점을 생산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박준영이 9번 타순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 안일했던 주루 플레이, 찬물 끼얹는 병살, 아쉬운 수비까지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최종 확정되는 두산은 1회부터 기회를 잡았다. 두산은 1회 조수행이 2루수 땅볼로 출루, 도루까지 성공하며 만들어진 1사 2루에서 호세 로하스가 LG 선발 김윤식의 4구째 122km 슬라이더를 공략,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렸다. 이때 2루 주자였던 조수행이 3루를 지나 홈으로 내달렸는데, '사고'가 발생했다.
조수행이 3루 베이스를 지나 홈으로 달려가던 중 잔디와 흙의 경계면에 걸려 넘어진 것. 결국 조수행은 LG의 우익수-포수-3루수로 이어지는 중계플레이에 의해 태그 아웃됐는데, 여기서 '본헤드' 플레이도 겹쳤다. 조수행이 홈을 파고들 것이라고 예상했던 나머지 로하스가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오버런을 한 것. 불운했던 조수행에 이어 로하스도 결국 '태그아웃'이 됐고 두산은 대량 득점 찬스를 무득점으로 놓치게 됐다.
2회 선취점을 손에 넣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두산은 양의지와 양석환이 연속 안타를 쳐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는데, 여기서 김재환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기록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두산은 이어지는 2사 3루에서 강승호가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선보인 끝에 내야 안타로 우여곡절 끝에 한 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2회까지 5안타에 1득점은 갈 길이 바쁜 두산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아쉬운 결과였다.
두산이 득점권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자 여기서 LG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LG는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스틴 딘이 두산 선발 브랜든 와델의 5구째 123km 커브에 힘차게 방망이를 내밀었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3호 홈런으로 타구속도는 무려 171.5km, 비거리 128.1m로 측정됐다. 두산은 어렵게 1점을 생산한 반면, LG는 첫 안타로 1점을 뽑는 효율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1회부터 두산 선수들은 치명적인 실수를 연발했는데, 다소 어수선한 흐름은 계속됐다. 두산은 3회 1사 2루, 5회 2사 1, 3루, 6회 무사 2루까지 총 세 차례 득점권 찬스에서 단 한 점을 뽑아내지 못했고, 실점과 연결되지 않았으나 수비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내비쳤다. 바로 5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이 좌익수 방면에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보냈는데, 공이 도착하기도 전에 좌익수 김재환이 넘어진 것.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재환이 곧바로 일어나 타구를 잡아냈다면, 단타로 막아낼 수 있었지만, 김재환이 공을 잡아내는 과정에서 또다시 넘어지면서 장타로 연결됐다. 그래도 두산 입장에서 다행이었던 것은 중계플레이였다. 두산은 좌익수-유격수-3루수로 이어지는 중계플레이를 통해 3루타를 노리던 오지환을 잡아내면서,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을 모면하게 됐다. 이날 유독 넘어지는 선수들이 많았는데, 포스트시즌을 위해 잔디를 새롭게 덧붙인 부분에서 계속 사고가 일어났다.
# 우여곡절 속 드디어 거머쥔 포스트시즌행 티켓
두산은 좀처럼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는데, 경기 중·후반 다시 힘겹게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7회초 선두타자 김재환이 친 타구에 LG 1루수 오스틴이 포구 실책을 저지르면서 두산은 무사 2루 기회를 잡았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두산은 김재환을 대신해 대주자 김태근을 투입했고,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들더니 김재호가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켜 2-1로 다시 앞서 나갔다.
두산이 어렵게 점수를 뽑자 LG는 손쉽게 균형을 맞췄다. LG는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날 1군의 부름을 받은 이재원이 바뀐 투수 정철원의 5구째 134km 슬라이더가 몸쪽 높은 코스로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이 타구는 맞음과 동시에 담장 밖으로 향했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168.4km의 속도로 뻗어나가 좌월 동점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는 것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9회초 양석환이 볼넷을 얻어내며 정규이닝 마지막 찬스를 잡았고, 대주자로 이유찬을 투입했다. 이유찬은 투입과 동시에 2루 베이스를 훔쳐냈고, 두산은 김태근의 희생번트로 득점권 찬스를 손에 쥐었다. 이때 선취점을 뽑아냈던 강승호가 LG 정우영을 상대로 리드를 되찾는 적시타를 쳐 3-2로 승기를 잡았다.
두산은 전날(13일)과 마찬가지로 9회 마무리 투수로 김강률을 투입했다. 김강률은 이닝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안타, 문성주에게 볼넷을 내주며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에 두산은 김명신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김명신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두산을 구해내면서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로 복귀했다.
# 가슴 졸이며 지켜봤을 KIA 희망 사라졌다
KIA는 지난 13일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희박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지금보다는 높았다.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 상황에 따라 사상 최초 '3자 동률'은 물론 5위 타이브레이커 결정전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러나 전날(13일) KIA의 부푼 꿈이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졌다.
일단 전날(13일) 함께 포스트시즌 경쟁을 펼치고 있던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3으로 패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이로 인해 트래직넘버가 3에서 순식간에 1로 줄어들었다. 유일한 희망은 NC가 LG전에서 패하는 것이었는데, 8-4로 승리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됐다. 따라서 KIA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는 두산과 타이브레이커 결정전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NC와 두 경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두산과 LG의 경기를 가슴졸이며 지켜봤을 KIA는 결국 웃을 수 없게 됐다. 두산이 이날 우여곡절 속 LG를 잡아내면서, KIA와 타이브레이커 결정전을 치를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됐고, KIA는 올해 최소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뒀음에도 불구, 가을야구 티켓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최종 좌절됐다.
이로써 포스트시즌 진출 팀은 최종 확정됐다.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LG는 한국시리즈에서 피 튀기는 싸움을 지켜볼 예정이다. 그리고 2위로 시즌을 마친 KT 위즈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 그리고 SSG와 NC, 두산이 차례로 가을야구행이 확정됐다. 하지만 아직 순위 싸움은 종료되지 않았다. SSG-NC-두산이 워낙 촘촘하게 붙어 있는 만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순위 싸움은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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