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상징?…육교 구멍 낸 비둘기 배설물

배영진 2023. 10. 1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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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 이제는 골칫거리를 넘어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육교에 붙어있던 철판이 보도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10년 넘게 쌓인 비둘기 배설물이 원인이었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하철역과 연결된 육교, 바닥 부분에 큰 구멍이 나있습니다.

지난 1일 밤 11시 15분쯤, 이 곳에 설치된 대형 철재 외장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늦은 밤시간이어서 인명피해가 없는 게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원인은 다름아닌 비둘기, 10년 넘게 쌓인 배설물과 깃털 등이 시설물을 부식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올해에만 3차례 안전 점검을 했지만 이런 문제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육교 외장재가 떨어진 곳에는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비둘기 배설물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떨어진 외장재 사이엔 지금도 비둘기가 앉아 있습니다.

안에는 오랜 시간 쌓인 배설물과 깃털도 한가득입니다.

[손광식 / 부산 동래구]
"빨리 수리를 안 하는지 그런 생각밖에 안 들죠. 사람들이 여기로 다녀야 하는데. 비둘기가 똥을 싸니까 보기가 그렇죠."

옆에 부착된 외장재 역시 조금씩 틈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사고가 재차 발생했을 수 있다는 불안도 큽니다.

[주민]
"이게 또 떨어질 거 같아요. 점점 내려오거든요. 약간 벌어진 거죠. 밑으로 약간 내려앉았잖아요."

관할 구청은 육교 구조물 전체를 보강해 비둘기가 못 들어오게 막겠다고 나섰습니다.

[부산 동래구청 관계자]
"비둘기가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다 막는다고요."

비둘기는 2009년 유해조수로 지정됐지만 멧돼지처럼 함부로 포획할 수 없습니다

허가 없이 포획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평화의 상징에서 도심의 천덕꾸러기로, 비둘기를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정다은

배영진 기자 ica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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