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 아이 중심으로 교육하라는 '괴물 부모'…학급 공동체 붕괴"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오늘(1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선 10번째 전국교사집회가 열렸습니다. 초등학교 교사를 죽음으로까지 내몬 학부모들의 괴롭힘, 최근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오늘 모신 전문가는 '괴물 부모'라는 용어로 이런 현상을 설명하고 있는데요. 대안학교의 교장선생님이시자 정신과 전문의이신 김현수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안녕하세요.]
[앵커]
제가 알기로는 교수님께서도 서이초 교사 추모집회에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교사들이 어떤 이야기들을 좀 가장 많이 하던가요?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우리나라에서 아주 중요한 직업이죠, 교사. 그런 교사들이, 특히 젊은 교사들이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업무가 힘들고 또 교실에서 교육이 일어나기 어렵다. 교육권에 위협을 받고 있다. 또 학생들도 이런 괴물 부모의 자녀들로 인해서 학습이 어렵다. 학급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다, 이런 우려를 정말 많이들 하고 계시더라고요.]
[앵커]
그러니까 그런 우려가 결국에는 정신과 진료를 받는 그런 현상까지 지금 이어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크게 그 수가 늘어난 걸로 알고 있는데요. 가장 힘들어하시는 부분들이 좀 많이 있는 게 뭘까요?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일단 증상으로는 정말 우울해하시는 그리고 새로운 희망이나 새로운 의욕을 갖기가 어렵다라는 교사들이 진짜 많은데요. 현재 본인이 개인적인 힘으로 이겨나갈 수 있는 그런 교육환경이 아니다. 무고성 아동학대, 학교폭력의 증가, 과밀학급 또 이런 악성 민원, 이런 여러 가지로 인해서 우울감을 느끼는 교사가 많은 교원단체들이 조사한 것에 따르면 한 40%에 육박한다. 그럴 정도로 교사들이 현재 힘들고 우울한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서 교권 붕괴 문제 핵심은 괴물 부모 현상에 이유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먼저 이제 괴물 부모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 것이고 이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 사실 최근에 나타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게 많이 발전돼 왔달까요?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괴물 부모라는 용어는 저희가 만든 용어는 아니고요. 일본과 홍콩에서 이미 학교를 내 자녀 중심으로 운영해라, 이렇게 하면서 사실 교권만 붕괴시킨 게 아니라 학교 공동체를 붕괴시키는 데 사회적 큰 물의를 일으켰던 그런 현상으로 일본과 홍콩에서 시작돼서 우리나라에도 급기야 그런 특정한 아주 소수의 학부모들이 공동체를 고려하지 않고 내 자녀를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하라는 그런 것을 주장하는 현상을 괴물 부모 현상이라고 불렀고. 이것은 사실 정말 선생님만 괴롭히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힘을 발휘하고 특권을 발휘하고 그 자녀만을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논리 속에서 사실 학급 공동체, 아이들도 큰 피해를 보고 다른 학부모님들도 큰 피해를 보았던 그런 현상들입니다.]
[앵커]
사실 내 자녀를 중심으로 교육을 해라, 이런 사실 어찌 보면 마음의 기반에 깔려 있는 것은 자녀를 위한 사랑이라고도 볼 수도 있잖아요, 그 측면이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자녀를 항상 부모는 사랑해 왔기 때문에, 대체적으로는. 그런데 그런 현상이 비단 최근에 불거지면서 이게 더 두드러지는 것 같거든요. 왜 최근에 더 이런 게 더 두드러진다고 보세요?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공통된 특징이 여전히 학벌중심의 경쟁사회고 그러면서 사실 자녀를 하나 아니면 둘밖에 낳지 않은 저출생 사회고 또 그런 학벌로 인해서 정말 승자가 독식하는 사회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와중에서 내 자녀만 특별히 좀 성공했으면 좋겠다라는 부모님들의 과한 욕심이 이렇게 사회적인 병리로 나타나는 그런 현상이 아닌가 생각해요.]
[앵커]
부모님의 과한 욕심이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사실 저희 윗세대만 하더라도 서울로 대학 보내고 그러려면 소도 팔고 논도 팔고 약간 그때도 부모님의 사랑은 여전히 컸거든요. 그런데 그때보다 뭔가 좀 많이 변질됐다는 말씀하시는 건가요?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그렇죠. 예전에는 내 아이가 좋은 아이가 되려면 협력하고 협동하고 옛날 말로는 튀지 말고 함께할 줄 아는 아이여야 된다. 공동체 속의 아이여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내 아이만 빛났으면 좋겠다. 내 아이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했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압박이나 그런 요구가 너무 거칠게 학교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앵커]
그럼 이 얘기를 듣고 계신 학부모님들께서 어떻게 하면 괴물 부모가 되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그래도 좋은 부모, 그 테두리 안에서 아이를 훈육하고 교육할 수 있는 건지. 그 기준이 좀 있을까요?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그래서 일본에서나 덴마크에서 비슷한 현상이 있을 때 함께 학부모님들하고 했던 캠페인이 혼자 잘난 아이는 좋은 될 수 없다. 혼자 잘난 아이는 좋은 리더가 될 수가 없다. 이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고요. 덴마크에서는 실제로 경쟁이 아닌 협력을 아이들한테 가르치기 위해서 학교 과제의 60%를 협동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내 아이 중심주의의 어떤 사회적인 흐름을 예방하고 좋은 방향으로 선행시키려고 노력을 해 왔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사실 내 아이를 그냥 내 아이만 협동심을 길러야 하고 협력을 잘해야 돼 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말씀이기도 하네요. 사회적으로 어떤 시스템들이 어떤 교육관들이 더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많은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경쟁보다는 협력을, 또 협동을 아이들한테 가르칠 수 있고 또 공동체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사회적인 제도나 학교의 제도, 이런 것을 많이 개발함으로 인해서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공동체에 기반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그런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많이 제안하고 운영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최근 교권 추락에 관한 얘기를 괴물 부모라는 키워드로 한번 얘기 들어봤습니다. 김현수 교수님 얘기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현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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