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큰돈 들여 호텔 짓는다?…지진·태풍 와도 끄덕 없다는데 [더테크웨이브]
카카오의 첫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IDC)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지난달 26일 카카오는 경기 안산시에 있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준공식을 열었어요. 서버용 컴퓨터 12만 대를 보관할 수 있는 이 데이터센터는 안정화 작업을 거쳐 내년 1분기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입니다. 네이버는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 오픈을 앞두고 있고요.
초연결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의 꽃’ ‘서버들의 호텔’ 등 여러 별명으로 불립니다. 변하지 않는 점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방대해진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있어 데이터센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 데이터센터는 생성형 인공지능(AI)기술 인프라와 클라우드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해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는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재난·재해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정보기술(IT) 회사들 입장에선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고 관련 기술을 끊임없이 진화시켜 나가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번주 ‘더테크웨이브’에선 국내 대표 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체 구축한 시설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현황에 대해 들여다보겠습니다.
카카오는 외부 업체에서 빌려 쓰고 있는 데이터센터 내 서버를 새 데이터센터로 통합·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카카오가 임차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규모는 서버 1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죠. 카카오는 운영 시스템 설치와 안정화 테스트를 거쳐, 내년 1분기 중 본격 가동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대규모 화재에 대비한 4단계 화재 대응 시스템을 비롯해, 내진설계와 정전에 대비한 전력·냉방·통신의 이중화 등 홍수나 해일, 태풍, 지진 등의 자연 재해에 대비한 강력한 재난설계를 적용했다는 것이죠.
초속 28m의 바람, 규모 6.5 지진에도 버틸 수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4단계 화재 대응 시스템과 정전에 대비한 전력·냉방·통신 이중화 시스템도 도입했고요. 특히 비상시 쓰이는 무정전 전원장치(UPS)를 배터리실과 격벽으로 구분·4개 구역으로 분리해 한쪽에서 불이 나더라도 시설 운영이 가능하게 한 점도 눈에 띕니다.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화두는 ‘친환경’ 입니다. 데이터센터 안산은 또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빗물, 중수, 폐열 등을 재활용한다고 합니다.
카카오는 제2 데이터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어요. 서울대 시흥캠퍼스 내 부지에 내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죠.
수도권 대비 연중 기온이 2~3도가량 낮은 춘천의 자연풍을 활용해 서버실 열기를 식히는 구조를 설계한 것이 특징입니다.
가령 A동에 불이 나더라도 해당 동을 셧다운하고 B, C동은 정상 가동이 가능하다게 설계한 것이죠. 반면 좁은 용지에 층으로 짓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에 취약할 수 있어요.
그리고 네이버의 첨단 기술력을 집약한 두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은 이르면 11월 가동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이버의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운영할 핵심 인프라로, 외부 투자없이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것이 특징입니다.
각 세종은 약 60만유닛 이상의 서버를 수용할 예정으로 네이버는 빅데이터, AI, 로봇 등 팀 네이버의 기술역량을 모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스트럭처로 자부하고 있어요.
이를 클라우드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다는 게 네이버의 계획입니다.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만큼 로봇과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돼 데이터센터 현장 업무의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성장해왔고,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여요. AI, 6G, 자율주행, 가상세계(AR·VR) 등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죠.
최근 트렌드로 보여지는 초거대 데이터센터는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말하는데요, 일종의 거대한 ‘데이터 물류센터’인 셈입니다.
데이터센터는 특히 클라우드 시장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란, 인터넷 통신망 어딘가에 ‘구름’처럼 싸여 보이지 않는 컴퓨팅 자원을 각 기관·기업 내부의 전산실에서 벗어나 필요한 만큼 외부에서 가져다 쓸 수 있는 가상 서버를 말하죠.
개념 자체는 가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서버와 네트워크 장치를 비롯한 컴퓨팅 장비를 갖춘 물리적 공간, 바로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지점입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여기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왔어요.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회사의 경우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에 상당한 비용이 들고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돈을 내고 데이터센터를 빌려쓰기도 합니다.
특히 생성AI 시대가 열리면서 데이터센터 내에서 효과적인 열 관리 기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 처리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이는 열에너지로 변환돼 데이터센터를 뜨겁게 달구고 있기 때문이죠.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메타와 MS와 같은 빅테크들은 해저에 데이터센터를 짓거나, 풍력을 이용한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 등 새로운 실험을 벌이고 있습니다.
구글은 지난해 태양열,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과 시간대에 맞춰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화재 또는 기타 운영 중단을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데이터 액세스를 다른 데이터센터로 자동으로 전환해 중단 없이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하거나, 비상용 백업 발전기를 구비해 정전 시에도 데이터센터에 계속 전력을 공급하는 식입니다.
국내 IT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체 데이터센터를 통해 글로벌 클라우드·AI 경쟁을 위한 기초체력을 다진 것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많은 돈을 들여 인프라를 만든 것에 의의가 있지만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운영의 묘’를 찾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네카오가 미래형 인프라(데이터센터)를 통해 로봇, AI, 클라우드 등 첨단 산업에서 빅테크와 멋지게 경쟁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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