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협의 재개…유엔 사무총장 “전쟁에도 규칙 있어”

팔레스타인인들이 10월 14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 난민캠프에 있는 유엔 학교에 피신해 있는 모습. (Photo by MOHAMMED ABED / AFP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는 인질 석방을, 이스라엘에는 민간인 보호를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협의의를 앞두고 “전쟁에도 규칙이 있다”며 “민간인은 보호돼야 하고 방패막이로 사용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비공식 협의를 소집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주민 110만명에게 “며칠 내 대규모 군사작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즉각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의 상황이 새로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연료와 식량,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보리 협의를 앞두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간 장외 공방도 이어졌다.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북부 주민 대피 경고를 두고 이스라엘의 반인도적 범죄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달라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에 촉구했다.

만수르 대사는 “구테흐스 총장은 더 노력해야 한다. 무엇을 했든 충분치 않다”며 “반인도적 범죄를 막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유엔 공식 회원국은 아니지만 2012년부터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 중이며, 하마스와 달리 평화적인 해법을 추구해왔다.

반면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의 대피 경고는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처라며 “유엔은 이스라엘의 이 같은 예방적 행동을 칭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은 수년간 가자지구에서 머리를 모래 속에 넣은 채 하마스의 테러 준비 작업을 외면해왔다”라고 비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