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암살하려 30년 쫓았다, 기습공격 주범 ‘손님’은 누구

김지원 기자 2023. 10. 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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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군사조직 알 카심 여단의 지도자 모하메드 데이프. '엘 데이프'로도 불린다./조선DB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이 일주일 째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공격을 총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 군사조직 최고지도자 ‘엘 데이프(El Dei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0년간 이스라엘이 총력을 다해 추적했지만 번번히 암살에 실패한 그는 누구일까.

14일(현지 시각) CNN은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알 카삼 여단’의 최고 지도자이자 이번 공격을 총설계한 ‘엘 데이프’의 정체에 대해 보도했다. ‘데이프’라는 이름은 아랍어로 ‘손님(guest)’이라는 뜻으로, 본명은 모하메드 디압 이브라힘 마스리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수십년 간 매일 밤 다른 집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손님’으로 불린다. 이스라엘과 서방 언론은 그를 ‘모하메드 데이프’로 칭한다.

데이프는 1960년대 가자지구 내 칸유니스 캠프에서 태어났다. 가자 이슬람 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중 이집트의 ‘무슬림 형제단’ 회원들과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훗날 하마스의 분파로 성장했다. 뛰어난 폭탄 제조자였던 그는 1980년대 하마스 합류 후 여러 건의 테러 공격을 기획했다. 1996년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서 일어난 4차례 자살 폭탄 테러로 최소 65명을 숨지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2002년 초반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당시 알 카삼 여단의 지도자였던 살라 셰하데가 사망하자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데이프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다리·청력의 일부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에는 공습으로 아내와 딸을 잃었다고 한다. CNN은 “(이 사건을 계기로)이스라엘에 대한 그의 증오심은 더 깊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가자지구와 접한 이스라엘 국경 장벽을 넘은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 탱크를 점령한채 환호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알 카심 여단의 수장이 된 이후 데이프는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을 강화했다. 대표적인 것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국경으로 통하는 ‘지하 터널’이다. 프랑스 24는 “그는 하마스 대원들이 (가자지구) 기지에서 이스라엘 영토로 침입할 수 있도록 지하 터널 건설을 주도했다”며 “이스라엘이 국경을 장벽으로 강화하자 터널을 판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긴장을 늦추도록 만든 것도 데이프의 전략이었다. 지난 2년 동안 하마스는 데이프의 지도 하에 이들의 관심이 일자리·가자지구 인프라 구축 등에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스라엘로 하여금 하마스가 전투력을 잃었다고 판단하게 만들고, 뒤에서는 대규모 공격을 계획한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30년 이상 데이프를 암살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24는 “그는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를 여러 번 피해가면서 ‘9개의 목숨을 가진 남자’로 불린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전문가 제이콥 에릭슨은 “그가 그렇게 오랜 시간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그는 언제나 목표물을 제거해 온 이스라엘의 명성에 오랜 기간 오점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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