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위기론 휩싸인 與...불붙는 '험지 출마론'
[앵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년 총선을 대비한 혁신안 마련을 위해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아직 세부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총선 위기론을 고리로 중진들의 '험지 출마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적잖습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17% 포인트 넘는 격차 패배 직후, 여당 지도부는 한껏 몸을 낮췄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그제12일) : 진심을 다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강서 구민들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 결과를 존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 성찰하면서 더욱 분골쇄신하겠습니다.]
거듭 쇄신도 약속했는데, 혁신위 출범과 조기 총선 체제 돌입 등이 수습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13일) : 어떻게 그 걱정과 우려에 답해야 할지를, 지금 찾아내려고 당 대표 중심으로 당직자들이 여러 경로 통해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도부 총사퇴나 비대위 체제 전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는 아직은 제한적인 분위기입니다.
구청장 선거 한 곳에 불과하고, 전통적 '험지'에서 나온 '예견된 패배'라는 인식이 여전히 기저에 깔린 모습입니다.
[장예찬 /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어제 13일) : 준엄한 선거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를 위기로 못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다는 데에 제가 사실 충격을 많이 받았고요.]
그러자 수도권과 충청권 의원 등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 위기론에 대한 경각심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홍문표 / 국민의힘 의원 (어제 13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또 책임자가 안 나오고 자꾸 뭐 미봉책으로 가면 우리 원외 위원장들 이제 연판장이라도 받겠다. 뭐 이렇게 얘기를 하시니까…]
자연스럽게 중진들의 '험지 출마론'에도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입니다.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고도 전통적인 여당 강세지역인 TK와 PK 지역 국민의힘 의원 56명 가운데, 3선 이상 의원은 16명, 재선까지 포함하면 절반인 28명에 달합니다.
부산을 떠나 서울에 출마하겠다는 하태경 의원의 선언 이후, 현 지도부나 대통령실과 가까운 중진들의 험지 출마 필요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천하람 / 국민의힘 순천갑당협위원장(지난 11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제일 좋은 분은 장제원 의원이죠, 뭐. 가진 게 많은 사람, 힘이 센 사람이 내려놓는 게 또 그만큼 드라마틱한 효과도 있고 다른 사람도 다른 의원들로 하여금 좀 동참해야겠다는 압박이 여기에서 세지는 거거든요.]
특히, 현역 의원 공천 배제, 컷오프 비율 발표, 일부 당협 위원장 교체 등을 계기로 험지 출마론이 본궤도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물론, 험지 출마가 능사는 아니라는 반론과 함께 3선 이상의 경력이 대중적 인지도나 경쟁력을 담보하는 건 아니라는 '현실론'도 존재합니다.
휴일 오후에 긴급 소집된 의원총회가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내 여론 추이를 가늠해 볼 첫 공론의 장이 될 전망입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YTN 이종원 (jin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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