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현대미술 기류 바꾼 선봉장" 박서보 별세에 미술계 추모 물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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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거장', '한국 비구상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14일 별세하면서 미술계에서는 추모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 역시 SNS에 "박 화백은 단색화의 거장이자 한국 미술계의 거목이었다"며 "그가 온 생애를 바쳐 치열하게 이룬 화업(그림작업)은 한국 미술사에서 영원히 가치 있게 빛날 것"이라고 추모했다.
하 화백은 단색조 회화를 주로 그려 박 화백과 함께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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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현 화백, 함께 찍은 사진 공개하며 "오랜 동료로서 깊은 슬픔"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김경윤 기자 = '단색화 거장', '한국 비구상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14일 별세하면서 미술계에서는 추모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올해 초 폐암 3기 진단 사실을 밝혔지만, 그가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붓을 놓지 않고 활발히 대외활동을 해온 터라 별세 소식에 많은 이들이 황망해 했다.
최재우 조현화랑 대표는 "불과 보름 전에도 부산에 직접 내려와 사흘간 계시며 함께 와인을 한잔하실 정도였고, 다음 전시도 함께하자고 하셨다"며 "임종 소식에 너무 놀라고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조현화랑은 1992년 박서보 화백의 전시를 처음 연 이래 14번에 걸쳐 가장 많은 개인전을 진행한 화랑이다.
조현화랑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많은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고자 했던 작가님"이라며 "외롭고 고단했던 시간과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고자 했던 투쟁의 역사를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박 화백은 생전 후배 작가들을 해외 갤러리에 알리는 데도 적극적이었다고 미술계 관계자들은 회고했다.
갤러리 페로탕 관계자는 "2주일 전 (선생님과) 마지막으로 통화했다"며 "당시에도 다른 작가를 소개하셨다. 실제 고인의 소개로 갤러리와 인연을 맺은 작가들도 있다"고 돌아봤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 역시 SNS에 "박 화백은 단색화의 거장이자 한국 미술계의 거목이었다"며 "그가 온 생애를 바쳐 치열하게 이룬 화업(그림작업)은 한국 미술사에서 영원히 가치 있게 빛날 것"이라고 추모했다.
하종현(88) 화백은 SNS에 박 화백과 함께 찍은 젊은 날과 최근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며 "오랜 동료로서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 화백은 단색조 회화를 주로 그려 박 화백과 함께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어른이자 큰 획을 그은 인물이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한국 현대미술 운동의 선봉에 섰던 분"이라며 "아카데믹하고 전통적이었던 한국 현대미술의 기류를 바꿔놓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한국 미술은 해방 이후에 늦게 시작돼 서구의 현대미술을 수용해왔다"며 "서양의 모더니즘과 동양의 정신을 잘 섞어 바로크적인 회화를 만들어낸 어른"이라고 설명했다.
박 화백이 주도한 '앵포르멜' 운동은 오늘날 한국 비구상미술을 끌어낸 시초로 꼽힌다. 전위적인 미술 운동인 앵포르멜은 화가의 즉흥적이고 격정적인 표현을 중시하는 추상을 뜻한다.
고인은 일본과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고, 지난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함께 디자인한 가방을 선보이는 등 젊고 글로벌한 감각도 잃지 않았다.
정 평론가는 "단색조 회화의 바람 속에 한국 미술의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고인을 애도하는 글이 이어졌다.
박 화백이 지난달 22일 마지막으로 남긴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추모 댓글이 450개가량 게시됐고, 소셜미디어(SNS)에는 박 화백의 마지막 가는 길을 기리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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