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타결…중동 첫 FTA 열었다

이재덕 기자 2023. 10. 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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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아랍에미리트(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과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타결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중동의 ‘주요 우방’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기로 했다. 중동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이 서울에서 열린 통상장관회담에서 양국 간 CEPA 협상 최종 타결을 확인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CEPA는 상품과 서비스의 관세를 인하하는 기존 FTA와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제협력 등을 포괄한 용어로, 한·UAE CEPA는 한국이 체결하는 24번째 자유무역협정이다.

한·UAE 양국은 향후 10년 동안 상품 품목 수 기준 각각 92.8%, 91.2%의 시장을 상호 개방하기로 했다. UAE는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자동차 부품, 가전, 무기류, 쇠고기·닭고기·과일·라면을 비롯한 농·축·수산물 등의 관세를 철폐한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CEPA가 발효되면 현재 5% 수준인 UAE의 자동차 관세가 10년에 걸쳐 사라진다. 한국은 일본·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 자동차 수출국보다 먼저 UAE와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해 경쟁국 대비 자동차 수출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 자동차는 한국의 UAE 수출 중 가장 규모가 큰 상품으로 수출 증가세도 뚜렷하다. 작년 수출액은 3억3800만 달러로 전년보다 81.5% 증가했다.

한국은 UAE의 핵심 수출품인 원유를 포함해 석유화학 제품, 대추야자 등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 한국은 전체 원유 도입량의 10%가량을 UAE에서 수입한다. CEPA가 발효되면 UAE산 원유에 한해 관세(3%)가 10년에 걸쳐 사라지게 된다. 정부는 UAE 원유 관세 철폐로 안정적 원유 공급원을 확보하고, 국내 정유 산업의 원가 경쟁력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 서비스 시장에서는 UAE가 온라인 게임, 의료, 영상·음악 콘텐츠 시장을 한국에 높은 수준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중동에서 온라인 게임을 가장 많이 즐기는 UAE에 K-게임 진출이 확대되고, 영화와 음악 등 K-콘텐츠 소비도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으로 법률 검토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정식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국회 비준 등 절차를 거쳐 조기에 협정이 발효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아랍권 국가와의 첫 번째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UAE와의 교역·투자 확대와 안정적 중동 지역 진출 기반 조성을 통한 신 중동 붐 확산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UAE 진출 안정성을 제고하고,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우리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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