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스라엘 가자 봉쇄, 나치와 비슷…여성·아이 고통받을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발부 이후 처음으로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나치 독일의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봉쇄에 빗대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일각에서 이스라엘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레닌그라드 봉쇄와 비슷한 군사적, 비군사적 조치를 하려고 한다고 말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반격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사실상 봉쇄하고 보복하는 상황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레닌그라드에서 행한 장기간 봉쇄 작전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의 민간 피해를 떠올려야 한다며 "가자지구의 모든 사람이 하마스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라며 "여성과 아이 등 모두가 고통받아야 하는가. 이에 동의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전례 없는 공격을 받고 있지만, 대응을 매우 잔인한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피령을 발령, 지상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의 연설에서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벌이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민간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분쟁을 멈추도록 러시아가 중재자로 나설 준비도 돼있다고 강조했다.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에 공습을 퍼붓고 있다. [연합]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6회 러시아 에너지 주간' 본회의에서 "우리는 언제나 독립 주권을 갖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최우선으로 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을 실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며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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