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북,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 군사장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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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정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먼저 북러정상회담(9월13일)이 열리기 직전인 9월 초부터 수 주 동안 이미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는 정보다.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군사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수세에 있던 러시아가 전황을 뒤집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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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의회 등 고려한 듯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의 군사 장비를 제공했다”
미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정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를 공개한 배경을 두고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뿐 아니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고려한 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위성 사진 3장을 근거로 제시하며 북한과 러시아는 상호 군사거래 정황을 공개했다.
먼저 북러정상회담(9월13일)이 열리기 직전인 9월 초부터 수 주 동안 이미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는 정보다.
다음으로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전투기, 지대공미사일, 장갑차, 탄도미사일 생산장비, 기타 물자와 첨단기술을 포함한 군사 지원을 얻으려 하는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발 대북 지원 1차 물량으로 보이는 컨테이너들이 북한에 전달된 것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북러정상회담 전후로 양측의 거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거론하며 경고해왔던 미국이 북러 간 군사 거래가 실제로 이뤄진 정황을 한층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한반도 정세 측면에서 북러간 군사거래가 실제로 이뤄진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얻으려 하는 장비들이 한국으로선 간과하기 어려워서다.
탄도미사일 생산 장비는 북한의 핵 무력 증강과 직결되는 대목이다. 한국에 비해 북한이 현저히 열세에 놓여있는 재래식 전략에서 전투기와 장갑차 등으로 북한이 역량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위배되는 거래를 단행한 가운데 커비 조정관은 이 같은 거래에 대해 앞으로 신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가진 터라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추가 제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한미일 등이 가할 수 있는 북한 인사나 단체에 대한 추가 제재는 상징적 효과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된다. 포탄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러시아군이 북한의 군사 지원으로 어느 정도 전력을 보충하게 됐다.
가장 주목할 지점은 정보를 공개 시점이다. 미국은 전날까지 예정에 없던 온라인 브리핑 일정을 긴급하게 잡았다.
우선은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높여 북러간의 후속 거래를 견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중국에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대러 무기지원에 나서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목적도 있을 수 있다.
아울러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속속 들여다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 레바논 기반 무장세력 헤즈볼라, 이란, 북한 등이 하마스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서지 못하도록 경고하는 목적이 내포됐을 가능성이다.
미국 국내 정치도 공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미 의회에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절차를 촉진하려는 의도다.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군사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수세에 있던 러시아가 전황을 뒤집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 확보를 위한 의회와의 대화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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