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맛은 어디에…비싼 수제 식혜, 기성품 포장 떼고 2배 웃돈 '논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옛날 전통 방식 그대로 제조하는 어머니의 맛"

한 가게에서 8000원에 판매하는 '수제 식혜'가 4000원짜리 기성 제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 근처에 배달 가능한 과일 가게에서 수제 식혜를 팔아 종종 사 먹었는데,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니 직접 만든 게 아닌 공장 식혜더라"며 "페트병 포장 비닐을 제거하지 않고 그냥 보냈다가 들켰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기성 제품인 식혜 500ml 가격은 4000원이었지만, 해당 가게에서는 8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가게 측은 '옛날 전통 방식 그대로 제조하는 어머니의 맛'이라고 소개했다.

A씨는 "겉 비닐만 떼고 손님들을 속여왔던 거다. 지인은 '요즘 다 그렇다. 너무 달아서 공장 느낌 났는데 맛있다고 잘 먹어서 말 못 했다'고 하더라"며 "가게 측은 배달 앱 후기에 사과도 없이 게시 중단을 요청했더라"고 말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했다고 주장하는 B씨는 "저건 새 발의 피"라며 "식혜 포장 비닐 까는 거 시키길래 사기치는 게 황당해서 친구한테 보낸다고 찍은 사진이 있다"고 밝혔다.

B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공장에서 만든 식혜 페트병의 포장 비닐을 가위로 잘라 분리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B씨는 또 "주인장 비법 소스로 만든 떡볶이라 해놓고 공장 제품을 썼다"며 "위생 개념도 없다. 상태 안 좋은 과일 공짜로 받아와서 도려낸 다음 화채를 만들고, 화채 만들던 숟가락으로 간을 보고 다시 휘젓는다. 손님들 식중독 안 걸린 게 이상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화장실 없다고 과일 용기랑 식빵 보관하는 창고에 소변보고 물 뿌리라고도 했다. 진짜 더럽다"며 "그런데 배달 앱에서는 상위에 랭크되더라. 식혜는 들어오면 가위로 비닐 벗기라고 하는데, 아르바이트생이 일부러 그냥 배달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해 '수제'라고 속이며 되파는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

2018년에는 '미미쿠키' 부부가 대형마트에서 산 쿠키를 유기농 수제 쿠키인 것처럼 속여 약 3480만원어치를 팔았다가 들통났다. 당시 남편은 사기,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아내는 같은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