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최후통첩 시한 임박… 피난·잔류주민 뒤섞여 패닉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무력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통보한 ‘대피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주민 110만명에 “24시간 내에 남쪽으로 대피하라”며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한 상황이다.
14일(현지 시각) BBC에 따르면 콜 콘리쿠스 이스라엘방위군(IDF) 중령은 이날 이스라엘 예비군이 다음 작전 단계를 준비하기 위해 가자지구를 전면 포위, 대형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콘리쿠스 중령은 “우리의 목표는 매우 분명하다”며 “이 전쟁의 마지막 단계는 하마스를 해체하고 그들이 다시는 이스라엘 민간인이나 군인에게 어떠한 피해도 입힐 수 없도록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와 접한 남부 국경에 예비군 30만명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측은 이날 오전 9시쯤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에게 아랍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대피 통로를 이용해 가자지구 남부로 이동하라”고 통보했다. 오후 4시(한국 시간 오후 10시)이후 가자지구 내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 메시지는 IDF가 지상 침공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보도했다.
지상군 투입이 임박하면서 가자지구 북부는 떠나려는 피란민들과 잔류하는 인원이 뒤섞이면서 큰 혼란에 빠졌다. BBC는 “이스라엘군의 통보 이후 인구 밀도가 높은 가자 북부 지역은 공황상태에 빠졌다”면서 “남쪽으로 가는 길에는 사람과 차량의 긴 줄이 빠르게 형성되었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이스라엘의)명령을 무시하거나 잔류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집을 떠난 피란민은 4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포위를 해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이런 상황에서 24시간 안에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을 이동시키는 것은 인도주의적 위기를 불러올 수 밖에 없다”며 “하루 만에 100만명을 대피시키는 계획은 완전히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조정관도 “(이스라엘의)대피 명령은 전쟁 규칙과 기본적인 인류애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전투를 중단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겁에 질린 민간인들을 인구 밀집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강제로 이동시키는 것은 위험하고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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