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팔길 정말 잘했네” 기뻤는데...한숨 ‘푹푹’ 이유가[부동산 아토즈]
[파이낸셜뉴스] “우리 집은 전고점 대비 85% 정도 회복했는데 가고 싶은 지역은 더 뛰었습니다”
집값이 반등하면서 상급지로 이동하기 위한 갈아타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아파트 매물이 7만5000건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상급지와 다른 지역 간의 가격격차는 더 커지는 모습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들어 15억 초과 대출규제가 폐지되면서 고가주택이 몰려 있는 상급지가 더 큰 혜택을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뉴스가 한국부동산원 월간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1~8월 전국 아파트값은 -3.27%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은 -2.97%, 서울은 -1.26%, 지방은 -3.54% 등이다. 누계 기준으로는 아직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는 올해 들어 누계 기준으로 플러스 상승률로 돌아선 곳이 3곳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송파구가 무려 3.66% 상승했다. 서초구 1.17%, 강남구 0.94% 등으로 강남 3구만 누계 기준으로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이다.
송파구는 강남 입성을 노리는 갈아타기 수요가 가장 많이 몰리는 지역이다. 잠실 트리지움 전용 84㎡는 지난 9월 25일 23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점(24억2000만원)의 96.6%까지 근접한 상태다. 리센츠 전용 84㎡도 최근 24억8000만원에 매매거래됐다.
‘마용성’도 랜드마크 및 부촌 단지에서 최고가 기록이 나오고 있으나 누계 기준으로는 강남권과 차이가 적지 않다. 올 1~8월 아파트값 변동률은 용산구 -0.52%, 성동구 -0.66%, 마포구 -0.67% 등이다. 외곽지역은 3% 이상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관악구 -3.49%, 도봉구 -3.87%, 금천구 -4.04%, 강서구 -4.67% 등이다.
한 예로 강북의 일반 아파트 대장주인 가운데 하나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전용 84㎡ 실거래가 17~18억원대에 형성돼 있다.마포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송파구 입성을 계획하고 있으나 녹록치 않아 고민이 많다. 본인 집값도 반등했지만 송파구가 더 상승하면서 결과적으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경기·인천)의 올 1~8월 아파트값 추이도 비슷하다. 대다수 지역이 누계 기준으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8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곳이 있다. 경기도 광명이 2.76% 올랐고, 성남 수정도 2.56% 뛰며 2%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호재가 있는 용인 처인(1.85%)과 과천(1.28%), 인천 연수(0.60%) 등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경기 및 인천 지역의 경우 작년 낙폭 과대 지역 가운데 서울과의 근접성과 호재가 있는 지역이 이번 반등장에서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 1~8월 아파트값이 6% 이상 떨어진 곳도 있다. 고양시 덕양구(-6.15%), 양주시(-6.90%), 의정부시(-7,84%), 동두천시(-8.22%) 등이 그 지역이다. 또 군포시(-8.24%)와 일산 서구(-9.38%) 등이 하락폭이 컸다.
경기 북부권에서 남부권으로, 경기도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것이 더 어려워 진 것이다. 고양시에서는 화정동 은빛마을 5단지 전용 134㎡(48평형)은 최근 6억1500만원·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30평형대 가격과 별 차이가 없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반등장은 이른바 상급지와 부촌이 주도하고 있는데 갭이 메워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여러 변수를 고려해 볼 때 내년에는 강보합 국면으로 보고 있다”며 “무엇보다 소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등락이 크지 않은 가운데 지역 및 단지별로는 흐름을 달리한다는 의미다. 가격 메리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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