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류즈룽, 강백호에 보낸 편지 "너를 안아주고, 응원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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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는 치열한 승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만 야구대표팀 류즈룽(24)이 '적'으로 만났던 한국 야구대표팀 강백호(24)를 향해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겼다.
강백호와 류즈룽은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지난 6일 한국과 중국의 슈퍼라운드 최종전을 마친 뒤엔 대만 취재진이 강백호에게 류즈룽과의 우정에 관해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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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야구에는 치열한 승부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경을 초월한 뜨거운 우정도 있다.
대만 야구대표팀 류즈룽(24)이 '적'으로 만났던 한국 야구대표팀 강백호(24)를 향해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겼다.
"친구야 오랜만이야"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편지는 한글로도 작성됐다. 강백호를 아끼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다.
류즈룽은 "너도 아시안게임 나가는 걸 알게 됐을 때 너무 기대됐어"라고 대회를 앞두고 들떴던 기분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만나기 전에 이미 너가 스트레스가 많다는 걸 알았어. 그래서 언어가 안 통해도 만날 때마다 너를 안아주면서 응원해주고 싶었어"라며 "상대팀 팀원으로서 네가 우승 했던 것에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친구로서 경기 후 스트레스 플린 너의 모습을 보면서 기뻐했어"라고 적었다.
데뷔와 함께 스타 선수로 우뚝 선 강백호는 2020 도쿄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도 논란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발탁되며 설욕을 다짐했지만 이번 시즌 부상과 부진 등을 겪으며 마음 고생이 컸다.
류즈룽은 그런 강백호에게 오랜 친구로서 힘이 되어주고 싶던 마음을 솔직하게 적었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야구를 위해 열심히 하자. 다음에 더 좋은 무대에서 대결하자"라며 다음 만남을 고대했다.
강백호는 "고맙고, 사랑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강백호와 류즈룽은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간간이 연락을 하고 지내며 우정을 유지해왔다.
지난 6일 한국과 중국의 슈퍼라운드 최종전을 마친 뒤엔 대만 취재진이 강백호에게 류즈룽과의 우정에 관해 묻기도 했다. 당시 강백호는 "선수촌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만났던 선수인데 이렇게 성인 대표팀에서 만날 수 있어 기뻤다"며 "정말 많이 발전한 거 같고 좋은 투수가 된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렇게 서로를 응원하던 두 친구는 지난 7일 열린 대회 야구 결승전에서 마주섰다.
류즈룽은 대만이 0-2로 지고 있던 6회 마운드에 올라 4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뒤를 책임졌다. 한국의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강백호는 6회 류즈룽에 좌전 안타를 뽑아냈고, 9회에는 뜬공으로 물러났다.
2-0으로 승리한 한국이 금메달을 가져갔고, 류즈룽이 속한 대만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승자와 패자는 나뉘었지만, 우정은 변함 없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쏟아낸 강백호는 류즈룽과 그라운드에서 진한 포옹을 하며 함께 마음을 나누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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