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설리 4주기…유작 '진리에게'에 담긴 흔적 그리고 고민[이슈S]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고(故) 설리의 4주기다. 논란과 화제를 모은 유작의 공개를 앞둔 가운데, 아직 밎을 수 없는 고인의 죽음이 벌써 4년을 맞았다.
2019년 10월 14일 불과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 설리와 갑작스러운 작별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안타까움을 안겼다.
2005년 드라마 ‘서동요’로 데뷔했으며 4년 뒤인 2009년 그룹 에프엑스로 데뷔한 고 설리는 그룹을 탈퇴하고 배우로 전향해 활동하던 터였다. 거침없고 또한 자유로우며 도전적인 행보는 논란을 몰고다니기도 했다.
그랬던 그녀의 마지막 이야기는 4년 만인 올해 하반기 관객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13일 막을 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그 유작이 처음 공개됐다. 개봉을 앞둔 '페르소나: 설리' 중 고인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진리에게’다.
'페르소나: 설리'는 최진리(설리) 주연의 단편 극영화 ‘4: 클린 아일랜드(감독 황수아 김지혜)’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진리에게(감독 정윤석)’ 총 2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래 4명의 감독이 만든 4편의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로 구성돼 2020년 공개 예정이었지만, 촬영 중 주인공인 설리가 세상을 떠나며 제작이 중단됐다. 이후 촬영을 완료한 1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를 공개하기로 결정하며 조금은 다른 형태로 세상에 나오게 됐다.
그 중 '진리에게'는 '페르소나: 설리'의 배우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설리와 스물다섯의 최진리가 그 시절 느꼈던 다양한 일상의 고민과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전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섹션의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받아 지난 7일 최초 공개됐다.
'진리에게'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3일차 상영 회차가 전부 매진되며 상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고인이 된 주인공이 다시 흥미 위주로 소비될 우려가 있다는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다소 다른 컬러의 작품이다. '진리에게'에 담긴 그녀의 고민과 진실한 마음이 관객에게도 전해지며 이를 먼저 관람한 관객들의 고른 호평을 받고 있다.
‘진리에게’는 크게 3가지 형식의 영상물이 혼합된 형태. 주축이 되는 고 설리의 인터뷰와 '도로시'의 여정을 담은 애니메이션, 그리고 설리의 인스타그램이나 일기장 등 사적 영상을 편집해 '진리에게'라는 하나의 영화가 탄생했다.
인터뷰 파트에는 흰 셔츠에 청바지 차림 수수한 모습을 한 설리가 등장한다. 밝은 미소로 등장한 그녀는 그간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에 솔직한 답변을 내놓는다. 외모와 아이돌 산업, 엄마의 부재, 페미니스트 선언 등 생전 뜨거운 감자였던 자신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고 직접적인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연예인이 사람이라고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악플러에) 사과를 받는 것조차 상처로 다가왔어요".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상처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을 본 관객들은 이를 함께 공감하고 슬퍼하며 추억할 수 있었다.
"제 주장을 얘기해도 되는지 몰랐어요" '진리에게'의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고 설리가 고민하고 뜸을 들이는 과정이 여실히 담겨있다는 것.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에도 설리는 3분이라는 시간을 고민하다 결국 답을 하지 못하고 만다. 그럼에도 PD는 재촉 없이 이를 그대로 담아내 급진적으로만 보였던 설리의 말에 담긴 고민과 진중함을 보여준다.
애니메이션 파트에서는 설리의 일생이 '오즈의 마법사' 속 도로시의 여정에 빗대어 전개된다. 설리가 세상을 떠나기 4개월 전인 2019년 6월 발매한 솔로 앨범 수록곡이기도 한 '도로시'. 정윤석 감독은 애니메이션 '도로시'의 콘셉트를 착안한 것에 대해 "애도의 근본적인 의미는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니까 주인공의 유작이었던 도로시의 콘셉트를 빌려왔다. (설리가) 우리 곁을 떠나서 슬프다고 생각하지만, 도로시라고 생각하면 설리의 노래 가사처럼 원래 고향으로 돌아간 게 아닐까. 그런 동화적인 상상력을 넣으려고 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적 다큐 부분에서는 설리의 생전 생각과 모습둘을 살펴볼 수 있다. 일기장이나 생전 모습을 담은 인스타그램 영상 등으로 이뤄진 사적 다큐 부분은 설리의 고민과 생각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 중 1인칭 시점으로 촬영된 설리의 영상이 다수 등장하기도 하는 것도 '진리에게'의 특징이다.
영화의 엔딩 역시 1인칭 시점으로 촬영된 영상. '말 잘하는 법'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그냥 말 못하는 사람하겠다"라며 얘기하는 설리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마지막에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끝나는 게 중요했다. 주인공의 영화라는 걸 강조할 수 있어서였다. 화자가 진리라는 것이 중요했고, 그것이 관객들에게 많은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윤석 감독은 사적 영상 사용을 위해 많은 검토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그녀의 14년어치 기사를 다 읽고 빅데이터 리서처를 고용해 분석했다고 밝히기도. 그는 "기사가 아니라 고인의 유품이라고 생각했다. 일기장을 애니메이션 팀에게 넘길 때도 그냥 그림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보안 과정이나 섬세한 룰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작품 공개에 대한 우려는 잠식될 수 있을까?'. 모두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그 의문에 대한 대답은 '진리에게' 첫 상영이 시작된 직후 객석의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울음으로 대신할 수 있었다. '진리에게'가 단순한 가쉽거리가 아닌 애도의 의미로 관객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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