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은 도 닦듯이 하는 작업"…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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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거장'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14일 별세했다.
그는 2010년 회고전 간담회에서 "묘법은 도(道) 닦듯이 하는 작업"이라며 "그림이란 작가의 생각을 토해내는 마당이 아니라 나를 비워내는 마당이며 내가 나를 비우기 위해 수없이 수련하는 과정이 바로 묘법"이라고 설명했다.
아흔을 넘어선 나이에도 작업을 계속했던 박 화백은 올해 2월 페이스북을 통해 폐암 3기 진단 사실을 스스로 밝히며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는 글로 작업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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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 ... 암 투병에도 작업 의지
‘묘법’(escrite) 연작으로 한국 현대 추상미술 발전 이끌어
서울대병원에 빈소
‘단색화 거장’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14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193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박 화백은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escrite) 연작으로 한국 현대 추상미술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2010년 회고전 간담회에서 “묘법은 도(道) 닦듯이 하는 작업”이라며 “그림이란 작가의 생각을 토해내는 마당이 아니라 나를 비워내는 마당이며 내가 나를 비우기 위해 수없이 수련하는 과정이 바로 묘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개인전을 열었던 그의 작품들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일본 도쿄도 현대미술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홍콩 M+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1962∼1997년 모교인 홍익대에서 후학을 양성했으며 홍익대 미대 학장(1986∼1990)과 한국미술협회 이사장(1977∼1980) 등을 지냈다.
국민훈장 석류장(1984년)과 옥관문화훈장(1994), 은관문화훈장(2011), 금관문화훈장(2021) 등을 받았고, 제64회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박 화백의 작품을 이용한 핸드백을 내놓기도 했다.
아흔을 넘어선 나이에도 작업을 계속했던 박 화백은 올해 2월 페이스북을 통해 폐암 3기 진단 사실을 스스로 밝히며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는 글로 작업 의지를 드러냈다.
고인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제주도 서귀포시 JW메리어트호텔 부지에 지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기공식에서 그는 “이 곳을 찾아와 관람하는 사람들이 마음 속 응어리를 풀며 치유하는 미술관으로 조성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명숙씨와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1931년 11월 15일 경북 예천 출생 ▲1954년 홍익대 서양화과 졸업 ▲1962년 홍익대 미대 조교수 임용 ▲1963년 제3회 파리 비엔날레 참여 ▲1965년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1970년 일본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 특별전시 ▲1975년 제13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1972년 대통령 표창 ▲1973년 도쿄 무라마쓰 화랑 묘법작품 시리즈 발표 ▲1976년 홍익대 회화과 교수 ▲1977년 도쿄 동경화랑 박서보 개인전,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역임 ▲1979년 제11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1984년 국민훈장 석류장 ▲1986년 홍익대 미대학장 ▲1988년 제43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이탈리아관 특별전 ▲1994년 서보미술문화재단 설립, 옥관문화훈장 ▲1995년 제44회 서울시 미술 부문 문화상 ▲1996년 파리 FIAC조현화랑 개인전 ▲1997년 홍익대 명예교수 ▲1999년 제1회 자랑스러운 미술인상 ▲2003년 미국 ACE갤러리 개인전 ▲2007년 중국 베이징 아라리오 갤러리 개인전 ▲2008년 미국 뉴욕 아라리오 갤러리 ‘마음을 비우다’ 개인전 ▲2009년 중국 상하이 샘터화랑 ‘자연희색: 한국의 단색 회화’ 박서보 전 ▲2011년 은관문화훈장 ▲2014년 미국 뉴욕 갤러리페로탕 박서보 묘법 전 ▲2015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DANSAEKHWA(단색화) ▲2015년 뉴욕 현대미술관 MoMA 작품 소장 ▲2015년 아부다비구겐하임미술관 작품 소장 ▲2019년 독일 노이스 랑엔파운데이션 박서보 개인전 ▲2021년 금관문화훈장 ▲2023년 10월 14일 별세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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