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가는 찰스 3세… "과거 식민지배 고통 인정할 것"
英, 1950∼1960년대 케냐 독립운동 탄압해
버킹엄궁 "과거 고통스러운 측면 인정할 것"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즉위 후 처음으로 영연방 회원국을 국빈 방문한다. 아프리카의 케냐가 대상인데 과거 영국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의 수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케냐는 19세기 후반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1963년에야 독립했다. 마침 올해는 케냐 독립 60주년에 해당한다.

케냐는 1884년 영국의 보호령이 된 이래 ‘영국령 동아프리카’라는 이름 아래 80년 가까이 식민통치를 받았다. 1950년대부터 케냐에서도 반영 독립운동이 일어났는데, 이는 영국에서 ‘마우마우 반란’(Mau Mau rebellion)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영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960년대까지 마우마우 세력을 잔인하게 진압했다. 약 10년간 백인들한테 살해당하거나 재판에 넘겨져 교수형에 처해진 이가 수천명에 달하며 심지어 1만명이 넘는다는 추정도 있다.
케냐 독립 50주년이던 2013년 영국 정부는 마우마우 독립운동 탄압 등 과거사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그리고 피해자 중 생존자 및 그 유족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케냐를 비롯해 식민지 경험이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선 이번 찰스 3세의 케냐 방문 기간 그가 과거의 식민지배에 대해 어느 정도 수위의 사과 발언을 내놓을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

이번에 찰스 3세는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국빈 만찬에 참석하며 두 나라 간 국방 및 기후변화 협력에 관해 브리핑을 받을 것이라고 영국 왕실은 소개했다. 2022년 타계한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가 1952년 케냐 방문 시 머물다가 국왕으로 즉위한 유서깊은 호텔을 찾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으나, 일단 국빈 방문 일정에선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9월 즉위한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는 올해 3월 독일, 9월 프랑스를 각각 국빈 방문했으며 이번이 세 번째 외국 방문이다. 찰스 3세가 수장으로 있는 영연방 회원국 중에선 첫번째 방문국에 해당한다. 찰스 3세는 케냐에서 돌아온 뒤에는 11월 중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도 만난다. 이는 올해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찰스 3세가 윤 대통령 부부를 국빈으로 초청한 데 따른 것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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