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캐치 타이밍이 빨랐지만…그게 KIA 34세 캡틴의 야구, 없으면 답이 안 나온다 '다시 F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이빙캐치 타이밍이 빨랐어요.”
SPOTV 이성우 해설위원은 13일 잠실 LG 트윈스-KIA 타이거즈전을 중계하면서 0-0이던 3회말 2사 1,2루서 KIA 주장이자 2루수 김선빈(34)의 수비를 이렇게 평가했다. 두산 조수행이 KIA 선발투수 김건국의 초구 143km 패스트볼을 잡아당겼고, 타구는 1,2간을 꿰뚫는 듯했으나 김선빈이 몸을 날려 걷어낼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타구가 약간 스핀이 걸리면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았다. 김선빈의 다이빙 타이밍이 조금 빨랐다. 김선빈이 그라운드에 엎어지자 조수행의 타구가 김선빈이 글러브를 끼지 않은 오른손을 때리고 우측 외야로 느리게 굴절됐다. 2루 주자 허경민은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두산이 이후 호세 로하스의 우선상 2타점 2루타로 3점을 뽑았다. 이날 그 3점이 두산 득점의 전부였기에, KIA로선 아쉬운 순간이었다. 김선빈이 조수행 타구의 바운드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 그 상황서 대부분 수비수는 감각적으로 움직인다. 기록원들이 김선빈의 실책이 아닌 조수행의 내야안타로 선언한 건 처리하기 어려운 타구라고 봤기 때문이다.
김선빈은 한동안 괴로워하다 벌떡 일어나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 그러고 보면 올 시즌 수비하다 손을 맞은 게 두 번째다. 6월17일 광주 NC전서도 제이슨 마틴의 라이너 타구에 오른 엄지를 직격 당해 약 3주간 쉬어야 했다.
김선빈은 올 시즌 117경기서 413타수 131안타 타율 0.317 46타점 41득점 OPS 0.735 득점권타율 0.331을 기록했다. 4년 FA 40억원 계약을 맺은 직후 햄스트링 이슈로 85경기 출전(2020년)에 그친 뒤 지난 2년간 130~140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다시 117경기만 소화했다. 시즌 초반부터 발목이 조금 좋지 않았고, 손가락 부상까지 당했다.
그럼에도 건강할 때 김선빈의 공수 가치는 올해도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통산타율 0.303 타자답게 작년 0.287서 3푼이나 올랐다. 득점권타율은 더 높았고, 결승타도 7개로 최형우(14개) 다음으로 팀에서 가장 많이 쳤다. 어느 타순에서도 제 몫을 하는 베테랑이기도 하다. 우측 밀어치기 능력 역시 국내에서 가장 좋다. 그리고 이날 수비로 보듯 여전히 공수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모범적인 주장이다.
김혜성(키움)의 급성장, 박민우(NC)의 건재 등 더 이상 국내 최고 공수겸장 2루수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여전히 KIA에 없으면 안 되는 선수다. 김선빈이 없을 때 KIA가 공수에서 허전함을 느낀 경기가 많았다.
KIA가 장기적으로 이 포지션의 대체자를 만들어야 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리빌딩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김선빈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4년 40억원 계약이 끝난다. 그리고 여전히 KIA에 필요한 선수다. 아주 중요한 경기서 다이빙 캐치 한번 실패했다고 해서, 올 겨울 김선빈의 가치가 깎이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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