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 흉상 또 쓰러졌다...이달만 두번째
14일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에 세워져 있던 중국 음악가 정율성 흉상이 기단에서 분리된 채로 발견됐다. 정율성은 광주에서 태어나 중국에 귀화한 음악가로, 북한·중공군 군가를 작곡했다.
광주 남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7분쯤 “정율성 흉상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신고가 남구 당직실에 접수됐다. 흉상은 기단에서 분리돼 바닥에 떨어진 채로 발견됐고, 기단 역시 모서리 부분이 깨지는 등 훼손됐다.
남구는 흉상에 안전띠를 둘렀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경위를 파악 중이다. 남구 측은 오는 16일 회의를 통해 흉상 처리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정율성 흉상이 훼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일에도 보수단체 회원 윤모(56)씨가 흉상 목 부분에 밧줄을 묶고 2.5t 승합차에 연결한 뒤 쓰러뜨렸다. 최근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로 윤씨를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흉상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에 의해 원위치로 복원됐지만, 이날 다시 쓰러진 것이다. 이 흉상은 중국 청년단체가 제작해 광주 지역 청년단체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율성은 1939년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고 6·25 전쟁 당시엔 직접 참전해 중국 팔로군 행진곡과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을 작곡했다. 지난 11일 국가보훈부는 광주시에 정율성 기념 사업 중단과 흉상 등 기념 시설 철거를 권고했다. 하지만 광주시가 “기념사업은 자치 사무이며, 35년간 지속된 한중 우호교류 사업이며 위법 사항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날 국가보훈부를 상대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 감사에서도 여야간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 논란 등을 둘러싼 이념 공방이 벌어졌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상식의 눈을 갖고 본다면 조만간 (사업)중단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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