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무시하고 욕해도 된다' 검은 예수 비니시우스 "인종차별은 안 돼, 그것 만큼은"

조용운 기자 2023. 10. 1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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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다시 한번 인종차별에 맞설 뜻을 내비쳤다.

스페인의 축구팬들은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 행위와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치 않는다.

당시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이 처음도, 두 번도,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일상적"이라며 "개인적으로 스페인을 좋아하지만, 내 나라 브라질에서 스페인에 대한 인상은 인종차별 국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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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니시우스를 비롯한 브라질 대표팀이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해 검은색 유니폼을 입었다
▲ 지난 1월 도를 넘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인형 교수형 조롱 ⓒ La Liga Lowdown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다시 한번 인종차별에 맞설 뜻을 내비쳤다.

스페인의 축구팬들은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 행위와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치 않는다. 인종차별이 일상인 탓에 수차례 차별적인 대우에 고충을 토로했다. 참고 참던 비니시우스는 지난 5월 발렌시아 원정 경기 도중 상대 팬들이 놀리듯이 인종차별 구호를 외치자 폭발했다.

당시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이 처음도, 두 번도,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일상적"이라며 "개인적으로 스페인을 좋아하지만, 내 나라 브라질에서 스페인에 대한 인상은 인종차별 국가"라고 꼬집었다.

▲ 비니시우스가 라리가 팬들의 인종차별 행위를 하나하나 모아 공개했다 ⓒ 비니시우스 SNS

덧붙여 그동안 스페인에서 뛰는 동안 자신이 겪은 인종차별 발언들을 1분30초 가량의 영상으로 만들어 게재했다. 비니시우스는 "이건 축구가 아니라 비인간적인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영상에는 발렌시아, 바야돌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비니시우스를 상대한 팬들이 외친 '원숭이', '네그로', '죽어', '바나나' 등 흑인을 지칭하는 모욕적인 표현과 라이터 등 이물질을 투척하는 모습이 상당수 담겨있다.

오죽하면 "홈을 떠난 모든 경기는 기분 나쁜 놀라움의 연속이다. 특히 이번 시즌에 너무 많았다. 죽음을 기원하고 인형을 교수형하는 등 범죄와 다름없는 것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 "인종차별은 범죄이며 침묵하는 것은 공범"이라고 단언했다.

장문의 메시지로 그동안 아픔을 공개한 비니시우스는 리그와 구단을 향해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다. 그와 함께 후대를 위해 자신이 직접 변화를 이끌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이 비니시우스를 지지하기 위해 조명을 껐다 ⓒ 비니시우스 SNS
▲ 비니시우스를 비롯한 브라질 대표팀이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해 검은색 유니폼을 입었다

비니시우스는 "리우의 예수상이 검게 변했다. 연대를 밝힌 행동에 감사드린다.. 나는 검고 당당하다. 예수 그리스도도 그랬"며 "우리의 고통을 더 많이 알리고 바꿔나가야 한다. 이제 내 인생의 목표다. 미래 세대는 인종차별을 결코 겪지 않도록 싸울 준비가 됐다"라고 강한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지금도 자세는 확고하다. 14일(한국시간) '프랑스 풋볼'과 가진 인터뷰에서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비니시우스는 "발렌시아에서 겪은 일을 보며 인종차별에 대해 많이 배웠다. 과거에는 노예가 있었다.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며 "선수들끼리도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라파엘 바란, 킬리안 음바페, 로멜루 루카쿠 등과 자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이런 사건이 자주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스페인은 인종차별 국가'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발렌시아에서 일어난 일은 한번이지만 그 전에 진행된 모든 원정 경기에서 같은 일을 겪었다. 그럼에도 프리메라리가는 변하지 않았다"며 "내가 역사를 바꿀 생각은 없다. 스페인을 인종차별 없는 나라로 만들 수도 없다. 하지만 몇 가지는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걸 위해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니시우스는 야유와 인종차별을 분리해 생각했다. 그는 "내가 득점했다는 이유로 모욕하는 건 괜찮다. 그들은 나를 무시하고 휘파람을 불며 도발할 수 있다. 그건 게임의 일부이고 상대 팬들이 자극 받는 걸 나는 즐긴다"면서 "그러나 인종차별은 다른 문제다.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들도 그들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이제는 알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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