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남 철수 때 내려온 친구와 DMZ 자전거 질주…평생 즐긴 운동 덕분에 가능” 미국 거주 김권식 회장의 건강법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동명이가 고향을 가고 싶어 해 언젠가 ‘그럼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휴전선을 자전거 타고 달리자’고 했죠. 그런데 남북관계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죠. 우리 나이에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올해 감행했습니다. 알아보니 평화누리길이 잘 조성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달렸습니다.”
김 회장의 지인인 미국 미네소타 반도체업체 인테그리스(Entegris) 장비 담당 매니저인 이병학 박사(64), 그리고 삼성그룹 임원 출신 김대원 씨(67) 등이 함께 했다.
“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으로 이어진 산길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경험할 수 없는 광경이었죠. 곳곳에 있는 맑은 개울도 인상적이었죠. 강원도 속초에서 고성으로 이어진 해안길도 장관이었습니다. 하지만 곳곳이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있고, 군부대가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아직 전쟁을 잠시 멈춘 분단국가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아직 진정한 평화가 온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김 회장은 “4번의 고비가 있었다”고 했다.
“화천의 수피령, 양구의 돌산령, 미시령 옛길, 그리고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모 군부대가 있었던 고개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풍광은 좋았지만 오르기는 쉽지 않았어요. 천천히 자전거 끌고 걸어서 올랐는데도 정상에 오르니 탈진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도한 김 회장은 1969년 미국 미네소타대로 유학을 떠난 뒤부터 운동을 생활화한 덕분에 건강한 노년을 즐기고 있다. 2022년 5월 21일 “美서 스키 타고 韓양서 등산…운동해야 노년 즐길 수 있어”란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기사로 소개했던 인물이다. 여든 살의 고령이면서도 매일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며 살고 있다.
서울대 시절부터 테니스를 즐겼던 김 회장은 미국에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생활화하게 됐다. 그는 “운동을 하려거든 재미있게 하라”고 말한다. 노동처럼 하는 기계적 운동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 순간을 즐겨야 한다. 겨울엔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컬링 등을 즐겼고 그 외 계절엔 바람과 햇빛을 즐기는 하이킹과 자전거 타기, 골프, 테니스 등으로 건강을 다졌다. 나이 들면서는 부상 위험이 적은 스포츠로 방향을 바꿨다. 겨울엔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탁구, 여름엔 골프와 걷기를 주로 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평생 체력 단련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1시간15분에서 2시간, 다른 스포츠도 한번 하면 2시간씩은 한다.
김 회장은 가족, 회사원에게도 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우리 회사에선 컴퓨터 앞에 1시간 이상 앉아 있지 말도록 권유한다. 산책도 하라고 한다. 집과 회사에 탁구장도 마련했다. 틈나는 대로 탁구도 친다. 건강해야 일도 잘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인 황성숙 씨(79)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탁구, 골프, 걷기 등을 함께 즐기고 있다. 대학 때까지 스키 선수였던 두 아들과 다운힐 스키도 함께 타기도 한다.
김 회장은 “건강하니 DMZ를 따라 한반도도 횡단할 수 있었다. 친구들과 뜻깊은 여행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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