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파트2 성패의 갈림길, 안은진이 살아나야 남궁민도 '연인'도 산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3. 10. 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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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채(안은진)는 결국 구원무(지승현)와 혼인했고, 이장현(남궁민)은 중국 심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연인> 은 파트1에서도 그러했지만, 장현만큼 길채의 서사가 살아나야 본격적인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노예가 된 길채의 고군분투가 얼마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응원하게 만들 것인가가 전제되고 그래서 그의 존재를 알아본 장현이 어떻게 그를 지켜나갈 것인가가 <연인> 파트2의 성패를 가르는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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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파트2, 남궁민의 존재감 생생한데, 안은진도 살아나야

[엔터미디어=정덕현] 유길채(안은진)는 결국 구원무(지승현)와 혼인했고, 이장현(남궁민)은 중국 심양으로 돌아갔다. 길채가 혼인했다는 사실에 장현은 모든 게 허탈해졌다. 심양으로 돌아가던 중 공격하는 무리들 앞에서 마치 삶을 포기한 듯 칼날 앞에 자신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MBC 금토드라마 <연인> 파트2는 길채와 장현의 모진 운명이 이처럼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다시 시작됐다.

병자호란이 끝났지만, 전쟁의 상흔은 계속 이어졌다. 길채에 대한 상심의 나날을 보내는 장현이 지내는 심양에는 포로로 끌려온 조선인들에 대한 가혹한 삶들이 넘쳐났다. 도망쳤다 붙잡힌 조선인 포로들은 죽거나 발뒤축이 잘린 채 노예의 삶을 살아야 했고, 여자 포로들은 주인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이 잘리거나 온몸에 뜨거운 물을 부어지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연인> 파트2의 시작은 그래서 심양에 온 장현이 조선의 포로들을 자신의 재물을 털어 구해내는 모습에 상당부분 할애됐고, 그 과정에서 과거 형님으로 모셨던 양천(최무성)과 의주에서 만났던 기생 영랑(김서안)을 만나는 이야기도 전개됐다. 이것은 파트2가 심양에서 소현세자를 돕고, 조선인 포로들을 구하는 장현의 이야기로 주로 펼쳐질 것이라는 걸 예감케 했다. 실제로 조선에서 원무와 혼인한 길채의 이야기는 파트2 첫 회에 그다지 많이 다뤄지진 않았다.

하지만 <연인>은 파트1에서도 그러했지만, 장현만큼 길채의 서사가 살아나야 본격적인 힘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즉 장현이 그토록 그리워하고 애틋하게 만나고 싶어 하는 길채라는 인물에 대해 시청자들도 남다른 애정이나 연민 같은 감정들이 생겨날 수 있어야 두 사람의 떨어져 있는 만큼 절절해지는 운명적 멜로가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파트2의 첫 시작을 장현의 새로운 도전들(조선인 포로들을 구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연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길채의 이야기가 적었던 건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길채 역시 자신이 운영하는 대장간에서 일하는 인부 중 한 명이 탈출한 조선인 포로였다는 사실 때문에 자신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위기를 겪지만 그 이야기가 그리 긴박하게 전개되지는 않았다.

다행스러운 건(?) 파트2 첫 회 말미에 길채가 도망친 포로를 잡아 바치는 무리들에게 붙잡혀 청나라 심양으로 끌려가는 위기상황이 전개된 점이다. 혼인 후 평탄한 삶을 살아갈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 심양까지 끌려와 노예의 삶 앞에 놓이게 된 길채가 이 모진 운명과 어떻게 맞서게 될 것인가가 자못 궁금해졌다.

<연인>에서 길채라는 캐릭터는 위기의 순간에 더욱 저력을 드러내는 그런 인물이었다. 병자호란이 터지기 전까지는 별 생각 없이 낭군님만을 기다리는 그런 인물이었지만, 막상 전쟁이 터지자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인물들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캐릭터의 반전을 보여준 바 있다. <연인>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길채의 변화 지점과 무관하지 않았다.

역설적이지만 길채가 살아야 장현도 사는 드라마다. 결국 <연인>은 장현이라는 인물이 중심 서사를 끌고 가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그의 마음이 항상 하나로 모이는 꼭짓점 같은 인물로서의 길채의 서사가 살아나야 힘을 발휘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노예가 된 길채의 고군분투가 얼마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응원하게 만들 것인가가 전제되고 그래서 그의 존재를 알아본 장현이 어떻게 그를 지켜나갈 것인가가 <연인> 파트2의 성패를 가르는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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