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 별세…향년 9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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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이 14일 오전 별세했다.
기지재단 관계자는 이날 "박 화백께서 오늘 오전 운명하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화백은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사실을 지난 2월 공개한 바 있다.
박 화백은 1957년 한국 최초의 앵포르멜 작품인 '회화 No.1'을 그린 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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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미술관 내년 서귀포에 들어서…"치유의 공간 되길"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이 1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2세.
기지재단 관계자는 이날 "박 화백께서 오늘 오전 운명하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화백은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사실을 지난 2월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SNS에 "평생 담배를 물고 살았다. 그러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서야 끊었다"며 "내 나이 아흔둘, 당장 죽어도 장수했다는 소리를 들을텐데 (지금의 시간을) 선물처럼 주어진 시간이라 생각한다"고 적었다.
박서보, 국립현대미술관은 그를 '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라고 했다. 그의 SNS를 보면 최근까지 지방을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고, 작업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재단 관계자는 "그래서 너무 갑작스러운 운명"이라고 했다.
박 화백은 1957년 한국 최초의 앵포르멜 작품인 '회화 No.1'을 그린 화가다. 한국 단색화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캔버스에 흰 유화물감을 바른 후 국어 공책의 방안지를 모방한 네모 칸을 연필 긋기로 채우는 식이었다. 박 화백은 이 시리즈에 묘법이라는 제명을 붙였다. 이같은 초기 묘법 시리즈는 1967년부터 1986년까지 이어졌다.
후기 묘법은 1982년 박 화백이 매체로서의 한지의 물성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시작했다. 초기 묘법과 동일하게 연필로 선을 긋는 방식이지만, 한지가 갖는 침투성과 흡수성으로 인해 안료는 한지 속으로 스며들고, 여기에 박 화백의 반복적 행위가 화면에 개입해 들어간다.
2015년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그의 작품은 2015년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서 열린 '단색화'전이 해외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작품값이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1931년 11월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1950년 홍익대 미술과에 입학했다. 1958년 12월에 결혼해 슬하에 2남 1녀를 뒀다. 1962년 홍익대 미대 강사로 시작해 1997년까지 회화과 교수로 재직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박서보미술관이 내년 여름쯤 들어선다. 박 화백은 생전 인터뷰에서 "미술관에 오는 분들이 내 작품을 보고 속에 응어리진 것들을 다 풀고 치유하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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