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행행(行幸) 아티스트를 만나다] 3. 소마킴 작가
지난 6일부터 수원화성 창룡문 일대가 빛으로 물들고 있다.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시즌3 수원화성 행행(行幸)’에 참여한 작가들 가운데 소마킴 작가는 과연 1795년 화성행차에 얽힌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소마킴 작가는 사운드와 비주얼 요소를 매만지며 매체를 허무는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시각과 청각이 상호작용하는 공간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 즉각적인 교류뿐 아니라 사람이 공간에 녹아들거나 공간이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방식을 이리저리 굴려보는 데에도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거대한 규모의 창룡문을 캔버스 삼아 작업하는 일은 도전이었다. 평소 추상에 가까운 이미지를 즐겨 활용했던 작가는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에 있어 다양한 시도들을 모색하려고 했다. 그는 “실질적인 제작 기간보다 사전 구상 단계에서 굉장히 많은 시간을 썼다”며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지만, 다른 작가들의 작업 과정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소마킴 작가의 ‘자취 Trail’은 과거의 잔치를 현대로 불러오기 위해 행행의 자취를 탐색하는 여정이다.
“당시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행행을 준비했던 때를 떠올려 보면, 모든 이들이 각자만의 설렘을 안고 있지 않았을까요? 물론 제가 그 시대를 살진 못했지만, 정조가 백성들과 교감의 폭을 넓히려고 했다는 점에 착안했어요. 새로운 관계를 맺고 타인과 접촉하는 데 대한 설레는 마음을 모두가 품고 있었겠다 싶었죠.”
이어 그는 “평소 페스티벌, 파티, 전시공간과 무대 등지에서 늘 사람들과 만났던 경험 덕분인지, 당시 사람들이 느꼈을 법한 감정들이 동시대 현대인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요소처럼 느껴졌다”며 “그런 마음들을 표현하려다 보니 제가 해왔던 모노톤, 채도가 조금 빠져 있던 작업들보다는 훨씬 밝고, 원색 위주로 색채감이 넘실대는 작품이 구현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손을 거친 창룡문은 면 요소로 채워질 때가 많다. 그 중에서도 천과 같은 요소를 다루는 데 있어 작가는 추상적으로 엮일 때 발산되는 운동감 등에 집중했다. 관람객들이 무작정 해석하는 대신 감각적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그는 “정조가 행차할 때를 떠올렸다. 깃발이나 사람들이 입은 옷깃 등 수많은 천이 교차하고 맞대다가 스쳐가는 광경 말이다”라며 “그 모습에서 느껴지는 요소를 이미지화할 때, 천들의 움직임이 주는 무용적인 요소 등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가 매체를 오가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맞닥뜨리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게 있다. 사람들이 실험적인 예술을 무작정 어려워한다는 일종의 편견들이 그저 오해였다는 것. “현장에서 작품을 통해 만났던 많은 이들은, 형이상학적인 개념을 다루는 등 어려운 내용이 담겨 있어도 정말 잘 만든 결과물이라면 작가의 생각에 공감하고 좋게 반응해줬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렇기에 그는 이번 작업에 이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과 공간을 연결하고, 각자의 인지 능력에 영향을 주는 작업들을 이어가면서 공감대 확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소마킴 작가는 “이번 미디어아트 작업은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에 있어 저에게도 도전이었지만, 저의 세계가 사람들 각자의 삶에 침투하는 방법을 다채롭게 고민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뜻깊었다”고 전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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