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스라엘에 군수송기 급파…한국인 163명·日국민 51명 탑승

“텔아비브 공항 운항 중단에 귀국 지원 필요 판단”
14일 밤늦게 성남서울공항 도착 예정
일본인 51명·싱가포르인 6명 등 220명 탑승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에 군 수송기를 파견해 한국인 163명을 대피시켰다. 13일 공군 공정통제사(CCT)가 긴급 해외임무를 앞두고 준비사항을 점검, 토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뒤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군 수송기를 보내 장기 체류자 81명과 단기 여행객 82명 등 한국인 총 163명을 대피시켰다. 군 수송기는 이날 밤늦게 성남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7일부터의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이 급격히 심화되고 민간항공사들의 텔아비브 공항 취항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지난 13일 군수송기 및 신속대응팀을 이스라엘에 파견하기로 결정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 귀국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군수송기는 13일 정오께 한국을 출발하여 현지 시각 13일 저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했고, 14일 새벽 텔아비브를 출발해 현재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여 비행 중에 있으며 오늘 밤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 예정"이라고 알렸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가용한 항공기 중 가장 빨리 투입 가능한 것이 군용 항공기"라며 "여건상 체류자 숫자 감소가 더딘 상황에서 (출국 수요를) 일시에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이스라엘에 잔류한 국민을 "계속 육로 또는 제3국 항공편을 이용해 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이스라엘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독려하고 권고하는 노력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수송기 편으로 이스라엘 현지에 체류 중이던 일본인·싱가포르인도 함께 대피시켰다. 가용 좌석 230여 석 중 탑승을 희망하는 한국인을 제외하고 좌석이 남아 우리 군이 인도적 차원에서 일본인 탑승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수단 교민 탈출 '프라미스' 작전 때처럼 한국과 일본이 해외 위급상황에서 상호 협조를 제공한 사례가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번 철수에 투입된 '시그너스(KC-330)'는 다목적 공중급유 공군 수송기로 지난 4월 수단 내전 때 현지 교민을 수송하는 '프라미스' 작전에 투입됐다.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됐을 당시 아프가니스탄 특별 기여자들과 가족 390여 명을 국내로 데려오는 '미라클 작전'도 수행했다. 교민 등 해외 인력 수송에 시그너스가 투입된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