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산토끼 떠나고 집토끼만 남은 국힘, 그럼 내년 총선 재앙?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17.15%p 차이로 압승했습니다.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집권 여당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데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의 의미를 짚어보고 국민의힘 인사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무당층 투표장에서는 민주당 찍어
국민의힘 입장에서 강서구청장 선거는 한마디로 충격적이었죠.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56.52%(13만 7065표)를 득표했고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39.37%(9만 5492표)를 얻었는데요. 국민의힘의 패배를 예상했지만 이 정도의 참패일 줄은 몰랐죠.
강서구청장 보선을 단순히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선거 중 하나로 보면 안 됩니다. 서울의 서남부권인 강서구는 수도권의 민심 변화를 잘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21대 총선에서 강서구 3개 선거구는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는데요. 당시 3개 선거구 합산투표율을 보면 민주당이 18.08%p차이로 미래통합당을 압도했습니다. 지난해 3월 대선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2.18%p 차이로 따라잡았고, 3개월 후 강서구청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2.6%p 차이로 앞섰던 곳입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17.15p 차이로 뒤집으면서 2020년 21대 총선 상황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중도층들이 1년 3개월 만에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선 겁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중도층이 대거 민주당으로 돌아섰다는 사실도 뼈아픕니다. 산토끼는 다 달아나고 집토끼만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일인 11일까지 국민의힘이 서울지역에서 민주당을 이기고 있었다는 여론조사도 있습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9-11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서울지역 유권자(192명)의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1%, 더불어민주당 23%, 정의당 5%, 기타정당 5%, 지지 정당 없음 36%로 나타났습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와 강서구청장 선거는 판이하게 다른 결과가 나왔는데요. 이는 중도층이 실제 투표장에 가면 민주당을 훨씬 더 많이 찍는다는 얘기입니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등식도 다시 확인됐습니다. 이번 선거의 사전투표율은 22.64%로 역대 재보선 중 가장 높았는데 진보층들이 결집한 결과입니다.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들의 3분 2는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보수층이 집결하면서 사전투표율을 끌어올렸을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집권 2년 차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적 성격이 강했습니다. 정권심판론이 작용하면서 예상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어요. 여당 내에서는 이대로 가면 정권심판론이 작동하는 내년 4·10 총선도 참패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은 30% 중후반 박스권에 갇혀있고 40%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죠. 강서구청장 선거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 국민의힘 지지율, 실제 선거 득표율이 비슷하게 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내년 총선도 강서구청장 선거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윤 대통령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2일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한마디로 표현하면 '민심 폭발' 네 글자로 요약하겠다. 화난 민심이 윤석열호를 뒤덮은 국민 반란이다"면서 "이재명 대표와 국민이 이겼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진 선거이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수도권 위기론 보여준 선거
이번 선거로 국민의힘 내부에 불고 있는 수도권 위기론이 입증됐습니다. 수도권 의원들과 원외 위원장들은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도 승산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요. 당내 비주류 인사들을 중심으로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많은 분들이 처음부터 어려운 선거인 건 모두 알고 시작했지 않습니까. 이번에 그 결과를 보고 제가 계속 이야기했던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서 많은 의원들이 정말로 체감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단순하게 저나 또는 윤상현 의원의 주장이 아니라 이제는 당의 모든 분들이 이 현실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알게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한마디로 뭐 망했죠. 네, 폭망입니다. 지금 이렇게 가게 되면 당이 정말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갈 겁니다. 그리고 지금 나오는 얘기들도 보면 겸허하게 반성하고 우리가 더 잘하겠다라고 하기보다는 의미를 깎아내리려고 하는 코멘트들이 대통령 측에서도 그렇고 당내에서도 그렇고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2020년 4월, 총선에서 보수대결집으로 패배한 이후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거쳐 대선과 지선을 걸쳐 쌓아 올린 자산이 오늘로써 완벽하게 리셋되었다. 오늘의 결과는 17.87%라는 21대 총선 강서구 합산 득표율 격차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 중간에 이기는 길을 경험해 봤음에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 왔던 것이다."(12일 페이스북)
■유승민 전 의원-"충분히 예상했고 많이 걱정했던 선거인데 현실이 이제 닥친 거죠. 참패, 완패라는 현실이 닥친 건데 저는 뭐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몰라도 이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민심, 이게 확인이 된 그런 선거였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이번 선거에 상당히 책임이 있으세요.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의 패배다, 한마디로.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도봉갑 당협위원장-"최종 책임자인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당연히 정치적인 부담이 있겠지요. 그러니까 모의고사를 호되게 본 거라고 저는 보거든요. 중간평가라는 것이 만약에 이 결과가 총선이 그대로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면, 그러고 이번 선거결과 총선과 똑같았다고 한다 그러면 그건 진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재앙인 거거든요. "(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이재영 국민의힘 서울강동을 당협위원장-"동별 투표를 보니까 전 동 다 졌더라고요. 그러고 사전투표에서는 거의 뭐 말도 안 되게 70-80%를 저버리니까 기회도 없었고, 사전투표 국민의힘한테 불리하다 이런 게 여실히 드러났고요. 전 동을 다 져버렸기 때문에 그것은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의 선거프레임이 먹혔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선거결과이지요."(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윤희숙 전 의원-"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안 좋다는 얘기들이 많이 흘러나왔어요. 그래서 크게 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요. 사실은 뭐 20까지 안 간 건 참 다행이네. 지난번 총선 때 우리가 코로나 국면이었고 신뢰 완전히 바닥이었을 때 그때 수치가 이 수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얘기는 다음 총선 때 이렇게 될 거야, 그때처럼 될 거야. 이런 두려움을."(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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