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벼랑 끝이지만…29세 대기만성 외야수 헌신 ‘만루포보다 스퀴즈번트 성공’이 좋아

김진성 기자 2023. 10. 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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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KIA 타이거즈
이우성/KIA 타이거즈
이우성/KIA 타이거즈
이우성/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퀴즈(번트)를 성공하고 오는데 덕아웃에서 박수가 나왔다. 소름 돋았다.”

3일 수원 KT 위즈전이었다. KIA 타이거즈는 나성범, 최형우, 박찬호 없이 힘겨운 총력전을 펼치고 있었다. 1-1 동점이던 9회초에 김선빈의 페이크 번트&슬러시가 적중하며 결승점을 뽑았다. 계속된 1사 3루 찬스. 반드시 1점을 도망가야 했다.

이우성/KIA 타이거즈
이우성/KIA 타이거즈

그러자 이우성이 KT 마무리 김재윤의 초구 바깥쪽 패스트볼에 몸을 날려 스퀴즈번트를 댔다. 그라운드에 ‘꽈당’하고 넘어질 정도였다. 당연히 아파도 티 낼 수 없었다. 곧바로 몸을 피해 홈으로 쇄도하던 3루 대주자 최정용에게 길을 열어줘야 했다.

그날 KIA는 이겼다. 그리고 그 스퀴즈번트는 KT의 추격 의지를 꺾는, 매우 소중한 1점이었다. 이우성은 덕아웃에 돌아오자마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짜릿한 기분을 느꼈다. 팀 플레이어로서 살아있음을 느꼈을 것이다.

이우성은 12일 광주 롯데전 직후 그날을 떠올리며 “침착하게 하자는 마음이었다. 성공하고 돌아오는데 박수가 나왔다. 소름이 끼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루홈런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팀이 졌다. 스퀴즈 번트 성공한 게 더 좋았다”라고 했다.

이우성이 김종국 감독에게 진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덩치는 크지만 수비와 주루, 작전수행능력을 두루 갖춰 팀에 다방면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선수다. 김종국 감독이 시즌 도중 슬며시 웃으며 “우성이가 발 빠르고 수비도 잘 한다니까요”라고 몇 차례 말한 게 립 서비스가 아니었다.

이우성은 9월15일 광주 두산전서 1-2로 뒤진 4회말에 브랜든 와델을 상대로 생애 처음으로 만루홈런을 쳤다. 그게 정말 기억 나지 않았을까. 팀이 6-8로 역전패한 아쉬움이 훨씬 컸을 것이다. 반면 자신의 스퀴즈로 KT를 잡았으니, 이우성으로선 훨씬 기분 좋았을 것이다. 그 역시 “팀이 이겼으니 더 좋았다”라고 했다.

이우성/KIA 타이거즈
이우성/KIA 타이거즈

KIA는 5강 탈락 트레직넘버 1이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 건너갔다. 그러나 이우성의 발굴은 올 시즌 최대수확이다. 124경기서 347타수 105안타 타율 0.303 8홈런 56타점 39득점 8도루 OPS 0.783 득점권타율 0.313. 나성범과 최형우가 없을 때 이우성마저 없었다면 KIA는 6위도 힘들 수 있었다. 5500만원의 연봉이 내년엔 많이 오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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