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 이달의 선수상 4회' 손흥민, 끝판왕급 기록 달성...시어러-앙리도 못한 5회 도전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프리미어리그의 이달의 선수상 역사에서 손흥민 위에 있는 선수는 이제 단 6명뿐이다.
PL 사무국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2023년 9월 EA SPORTS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토트넘 훗스퍼의 주장 손흥민은 번리, 셰필드 유나이티드, 리버풀을 꺾고 4경기에서 6골을 터트렸다. 아스널과의 무승부에 일조하며 시즌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며 수상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손흥민의 수상으로 토트넘은 8월 제임스 메디슨이 상을 수상한 이후 더블을 달성했다. 또한 그는 앨런 시어러,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프랭크 램파드, 폴 스콜스, 모하메드 살라, 마커스 래쉬포드, 브루노 페르난데스, 제이미 바디와 함께 자신의 경력에서 4번째 상을 수상했다. 손흥민보다 더 많은 상을 받은 PL 선수는 역사상 단 6명뿐이다"라고 덧붙였다.
PL 9월의 선수가 된 손흥민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소감을 전했다. 토트넘은 구단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손흥민의 소감 영상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방금 이달의 프리미어리그 선수로 뽑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뽑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계속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다. 풀럼과의 다음 맞대결을 기다리기 힘들다"라고 웃으며 영상을 촬영했다.
손흥민이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오른 건 지난 5일이었다. 손흥민과 더불어 훌리안 알바레즈(맨체스터 시티), 제로드 보웬(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페드루 네투(울버햄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유나이티드), 올리 왓킨스(아스톤 빌라)가 후보에 올랐다.
PL 사무국은 손흥민을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올린 이유에 대해선 "토트넘의 주장은 지난 9월 최전방 공격수라는 새로운 역할에서 탁월한 활약을 펼쳤다. 그의 6골은 토트넘이 무패 행진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됐고 선두 맨체스터 시티보다 단 1점 뒤진 2위로 이번 달을 마감했다"라고 설명했다.
2023년 9월 PL은 손흥민과 함께했다. 8월까지는 좌측 윙포워드로 뛰던 손흥민은 히샬리송이 부진하자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으로 중앙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이는 이번 시즌 토트넘 최고의 선택으로 돌아왔다.
스트라이커로 나선 첫 경기부터 손흥민은 번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득점력을 과시했다. 리그 마수걸이 득점을 터트린 손흥민은 동시에 첼시 '레전드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의 104골 기록을 넘어서며 PL 통산 득점 순위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손흥민의 PL 통산 4번째 해트트릭이었다. 손흥민은 2020년 9월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1경기 3골 이상을 처음 터트렸고, 2022년 4월 아스톤 빌라, 2022년 9월 레스터 시티 그리고 2023년 9월 번리를 상대로 폭발력을 과시했다.
다음 경기였던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에선 상대 수비진의 많은 견제를 받다보니 침묵했다. 하지만 경기 후 맹활약한 히샬리송을 띄어줘는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찬사를 받았다.
손흥민이 또 한번 빛난 건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였다. 아스널이 달아나려고 할 때마다 손흥민이 따라붙는 득점을 터트리면서 2-2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2골을 넣은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151골에 도달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아스널전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리버풀과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팀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손흥민은 또 날았다. 리버풀을 상대로 중요한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손흥민의 선제골을 잘 이끌고 간 토트넘은 경기 종료 직전 조엘 마팁의 자책골로 승리를 거뒀다. 리버풀전 1골을 추가한 손흥민은 유럽 통산 200호골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9월에만 6골, 손흥민보다 9월에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도, 공격 포인트가 많은 선수도 없다. 이달의 선수상 경쟁자들에 비해서 수치가 압도적이라 수상은 당연했다.
이미 손흥민의 활약은 매우 좋게 평가되고 있다. 영국 '90min'은 6일 "각 포지션에서 탑에 있는 두 명의 토트넘 선수. 토트넘 팬이 되기 위한 더할 나위 없는 시간"이라며 PL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골키퍼 파워랭킹 TOP10을 공개했다. 해당 매체의 파워랭킹은 PL 라운드가 종료될 때마다 최신화가 된다.
손흥민은 PL 파워랭킹 공격수 랭킹에서 당당히 제일 최상단에 자리했다. 보웬, 살라, 알렉산더 이삭(뉴캐슬), 엘링 홀란드(맨시티), 부카요 사카(아스널) 등이 손흥민 다음으로 자리했다. 현재 PL 공격수 중에서 손흥민만큼 날카로움을 보여주는 선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손흥민의 수상이 확정되면서 손흥민은 현재까지 PL 역사상 단 16명만이 가진 기록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1994-95시즌부터 시작한 PL 이달의 선수상 역사에서 해당 상을 4회 이상 수상한 선수가 손흥민 전까지 단 15명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PL 이달의 선수상을 4회 이상 수상한 선수는 세르히오 아구에로, 해리 케인(이상 7회), 스티븐 제라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이상 6회), 웨인 루니, 로빈 반 페르시(이상 5회), 베르캄프, 브루노, 앙리, 램파드, 래쉬포드, 살라, 스콜스, 시어러, 바디(이상 4회)까지였다.
손흥민은 이제 PL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베르캄프, 앙리, 램파드, 스콜스, 시어러, 바디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셈이다. PL 현역 중에서도 손흥민을 앞서는 선수가 없다. 브루노, 살라, 래쉬포드 모두 손흥민처럼 4회다.
이번 수상은 손흥민의 꾸준함을 각인시켜주는 수상이라는 평가다. 손흥민은 2016년 9월 처음으로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면서 아시아의 역사를 새롭게 작성했다. 아시아 선수가 PL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건 손흥민이 최초였다.
2017년 4월에 다시 한번 수상한 손흥민은 3년 6개월 후인 2020년 10월에 또 한번 수상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고, 손흥민은 다시 한번 PL 최고의 선수로 등극했다. 7년에 걸쳐서 4번의 수상. 손흥민이 7년내내 꾸준했다는 걸 증명해주는 기록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에 육체적으로 고통을 겪었다. 내가 알던 내가 아니었다. 이번 시즌에는 모두가 알고 있는 손흥민을 보여주고 싶다. 나 자신을 증명하고, 내가 속한 구단에 돌려주고 싶다. PL에서 뛰는 건 내게 꿈이고, 이번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며 PL 득점왕다운 퍼포먼스를 재현하겠다고 밝혔고, 이를 증명해내고 있는 중이다.
현재 손흥민 위에는 루니, 반 페르시, 아구에로, 케인, 제라드, 호날두밖에 없다. PL 통산 최다골인 시어러와 PL 킹으로 불린 앙리도 저 위치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토트넘이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손흥민에게 양질의 기회만 잘 제공된다면 PL 현역 중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이달의 선수상 5회도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다. '레전드' 루니와 반 페르시 옆에 손흥민의 이름이 새겨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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