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아이들의 역주행? '왁자지껄' 구례 광의초에 무슨 일이?
■ 방송 : 전남CBS 라디오 <시사의 창> FM 102.1/89.5(순천) (17:00~17:30)
■ 진행 : 최창민 기자 ■ 제작 : 전남CBS 보도제작국, 정혜운 작가
■ 대담 : 구례 광의초등학교 김다혜 교사
◇ 최창민> 인구 유출 등으로 지역마다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이 학교는 도시에서 유학을 오는 학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얼마 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이 학교를 찾아와서 학부모들을 만나고 갔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구례 광의초등학교 김다혜 선생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다혜> 안녕하세요.
◇ 최창민> 반갑습니다. 구례 광의초등학교 어디에 있나요?
◆ 김다혜> 구례 광의 초등학교는 구례에 광의면에 지금 있고요.
◇ 최창민> 전교생이 얼마나 되는 거죠.
◆ 김다혜> 30명 정도로 한 학급에 적으면 3명에서 많으면 7명 정도 되는 학교입니다.
◇ 최창민> 다른 지역에서 온 경우가 많다고요.
◆ 김다혜> 아무래도 저희 농촌 학교들이 학생들이 부족하다 보니깐 저희가 학생 유치를 위해서 서울에서나 또 다른 도에서 아이들이 유학 생활을 오는 것을 신청을 했어요.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 좀 많이 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최창민> 얼마나 되는 거죠. 비율로 따지면요
◆ 김다혜>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한 20% 정도 아이들이 도시에서 온 아이들이고요. 다른 주변 학교 같은 경우는 많으면 7, 80% 까지도 있다고 들었어요.
◇ 최창민> 초등학생들이 외부에서 유학을 오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언제부터 이런 현상들이 있었나요?
◆ 김다혜> 농산어촌 유학 생활이 시작된 것은 한 4,5년 전이고요. 아이들 감소 추세는 한 10년 전부터 됐는데 최근 가속화가 되면서 학급에 학생이 한 명밖에 없는 경우나 또는 한 명도 없는 경우들이 생기면서 저희가 이것들을 받아들이게 됐어요.
◇ 최창민> 학생 수가 이제 많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도를 통해서 유학생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거네요.
◆ 김다혜>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도시에서 아이들이 교육을 잘 못 받다 보니까, 같이 내려온 것들도 있어요.
◇ 최창민> 소멸 위기에 놓인 다른 학교들과는 좀 상반된 모습인데 비결이 있을까요?
◆ 김다혜> 아무래도 구례라는 곳이 지리산과 가깝고 자연환경들이나 여건들이 타 지역에 비해서 좀 잘 갖춰져 있다 보니깐 생태를 이용한 그런 활동들이 굉장히 많아요. 도시에서는 그런 것들을 잘 경험할 수 없고 그런 것들을 좀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신 학부모님들이나 또는 체험하고 싶은 학생들이 이 학교를 많이 지원하는 거 같습니다.
◇ 최창민> 생태 수업은 어떻게 진행하세요?
◆ 김다혜> 아이들이 뭐 자연 미술이라고 해서, 숲속에서 자연물을 가지고 미술을 하는 활동이라든지 또는 나무에 오르는 거라든지 엊그제는 학부모님과 함께 지리산도 올라보고요. 이런 것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 최창민> 이렇게 바뀌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 김다혜> 최근 기후 변화가 오면서 생태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구례 지역에 있는 학교이니 만큼 구례의 특색을 잘 살리는 활동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이 많이 있었고요. 구례에 다양한 자연 환경을 이용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면서 아이들 교육 과정에 많이 녹아났던 것 같습니다.
◇ 최창민> 학교 구성원들 예를 들면, 선생님이나 학부모들도 흔쾌히 동의를 했나요?
◆ 김다혜> 사실은 이 이야기가 나왔을 때 저희들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거라서 거부감이 먼저 들었던 거는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 학급에 한 명밖에 없고 아이를 우선으로 생각하다 보니깐 저희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아이를 위해서 이걸 한번 해보자라고 하게 된 것이 가장 처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최창민> 학생들은 어떤 변화들이 있나요?
◆ 김다혜> 처음에는 도시에서 온 아이들하고 이곳에 있는 아이들하고 다른 점이 많다 보니깐 갈등 같은 것도 있고 잘 어울려지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는데, 2-3년 계속하다 보면서 현지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대가 있고요. 또 도시에서 온 아이들은 자신들이 학교에서 도시 학교에서 체험해보지 못했던 체험학습들을 하게 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만족도가 높은 상황입니다.
◇ 최창민> 학부모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 김다혜> 학부모님들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도시에서 온다고 했을 때 그러려니 했는데 도시에서 오신 학부모님들이 본인들의 아이들만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이곳에 본인들이 동화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오셨어요. 현지 부모님들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본인들은 해보지 못한 부분들을 도시 부모님들께서 해주시니까 함께 하면서 성장하는 느낌도 가지시고 굉장히 만족도가 저희 학교는 높은 편이에요.
◇ 최창민> 학생들의 지원 조건 같은 게 있나요?
◆ 김다혜> 아니요. 학생들은 지원 조건은 없고 학생들은 그냥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데, 다만 저희 학교에서 아이들을 받을 때 이 아이들이 현지 아이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지 그리고 지금 학교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이것을 저희가 우선으로 보고 아이들을 이렇게 받고 있어요.
◇ 최창민> 아무래도 초등학생이다 보니까, 학교에 맡겼다고 해도 잘 적응할지 궁금합니다.
◆ 김다혜> 새로운 아이들이요.
◇ 최창민> 예를 들면 부모와 동반해서 이주를 하는 건가요?
◆ 김다혜>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반드시 부모님이 함께 오는 경우만 받고 있어요. 왜냐하면, 아무래도 초등학생들이다 보니깐 부모님과 떨어져 있으면 정서적인 부분이 굉장히 불안정하기도 하고 그래서 반드시 부모님 중에 한 분 이상이 함께 오셔야만 이곳에 오실 수가 있고 또 그러다 보니깐 아이들이 잘 적응하는 편이고 적응하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는 거 같아요.
◇ 최창민> 부모님들은 직장을 휴직하거나 이랬겠네요.
◆ 김다혜> 휴직을 하고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주부로 계시다가 이곳에 오셔서 일자리를 구하셔서 일을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 최창민> 구례군 차원에서 지원도 있나요?
◆ 김다혜> 전남도교육청에서도 학생들 도시에서 오는 학생들에게 지원금이 있고요. 그다음에 구례군에서도 지원금이 있고 또 전남도에서 오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보내주거든요. 그러면 예산으로 도시 아이들 현지 아이들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예산도 지원되고 있습니다.
◇ 최창민> 어린 학생들이 늘어나다 보니까, 당연히 마을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 김다혜> 그렇죠. 아무래도 도시 아이들은 단지별로 가까운 친구들끼리 많이 놀잖아요. 그런데 시골 학교 아이들 같은 경우는 마을에 한 명 두 명밖에 없다 보니까 모여서 노는 일이 참 힘들어요. 그런데 도시 아이들이 오면서 마을별로 모여서 논다든지 또는 부모님들 이렇게 데려다줘서 모여서 논다든지 이런 것들이 좀 활성화되고 있어요.
◇ 최창민> 사실 요즘 공교육이 위기다 또 마을이 위기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광의초등학교 사례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 김다혜> 공교육이 위기라고는 하는데 일단 어쨌든 공교육을 가장 우선시하고 공교육을 믿고 신뢰해주는 분들이 학교에 모이셔서 이렇게 함께 이끌어 나가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많은 학교들이 공교육에 있어서 굉장히 위기를 많이 느끼고 있는데,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 이렇게 함께 하는 이런 분위기가 잘 전파됐으면 좋겠습니다.
◇ 최창민> 학교 차원에서 새롭게 시도하거나 좀 더 집중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 김다혜> 광의초의 특색을 좀 살리고자 하는 게 있어서요. 광의초는 지리산 아래 자락이 있기 때문에 그런 산이나 자연을 사용해서 하는 그런 프로그램들을 더 강화할 예정이고요. 아이들을 많이 받아서 조금 더 활성화된 또 활발하고 또 왁자지껄 더 큰 소리가 나는 그런 학교가 되기를 지금 바라고 있습니다.
◇ 최창민> 광의초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텐데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 김다혜> 저희 학교가 농산어촌을 하면서 이렇게 크게 힘들지 않았던 이유는 저희 학교를 변화시키려고 그분들이 오신 게 아니라, 그분들은 저희 학교에 녹아들기 위해서 오셨었거든요. 때로는 어떤 학교들은 학부모님들이 어떤 자기들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이렇게 내려오시는 경우도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런 분들보다는 학교의 교육을 믿고 믿어주고 또 현지 학교에 녹아지고자 하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신 분들을 위주로 이렇게 꾸려나가면 많은 도움이 되실 거라고 전 생각이 듭니다.
◇ 최창민>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구례 광의초등학교 김다혜 교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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