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동북공정 대응’ 김치연, R&D 예산 깎여도 괜찮다? [주말엔]

전현우 2023. 10. 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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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동북공정 등 잘못된 주장을 바로 잡는 데 앞장서 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가 한가위 연휴가 끝나자마자 자신의 SNS에 글을 썼습니다.

김치연구소 관계자는 "김치 (동북)공정 데이터는 다 가지고 있어서 예산이 준다고 대응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라며, "예산이 줄어든다면 내부적 효율화를 고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앞서 R&D 예산 삭감이 결정됐을 때, 김치연구소의 입장은 조금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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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동북공정 등 잘못된 주장을 바로 잡는 데 앞장서 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가 한가위 연휴가 끝나자마자 자신의 SNS에 글을 썼습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MMC)와 미디어 빌리지 식당에서 김치가 '파오차이(泡菜)'로 표기됐다는 거였습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SNS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 지역 채소 절임 음식으로 김치와는 엄연히 다른 음식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김치의 원조'가 파오차이라고 주장하는 '김치 동북공정'을 온·오프라인에서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잘못된 주장을 바로잡기 위해 김치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김치를 제대로 알리는 홍보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런 역할을 하는 기관 중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가 있습니다.


■'김치 동북공정 대응' R&D 예산 34% ↓…김치 홍보 예산도 35%↓

내년도 세계김치연구소의 정부 출연 예산은 164억여 원으로 지난해보다 10.1% 깎였습니다.

'김치 고급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예산(김치 발효의 과학화를 위한 핵심원천기술 개발 사업비)은 34.4% 삭감됐습니다.

또 '김치 홍보' 예산(김치 가치 제고를 위한 자원화 및 활용 인프라 구축 사업비)은 35.6% 줄었습니다.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김치 고급화를 진행하는 사업과 김치의 가치를 제고하는 사업 모두 지원이 줄다 보니 '김치 동북공정' 대응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과기정통부 "김치연구소는 축적된 데이터 있어…홍보는 농식품부 산하 기관과 연계"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김치연구소가 일을 못 해서가 아니라, 연구에 가까운 것에 (예산을) 우선적으로 편성하고 민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삭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치연구소의 경우 어느 정도 축적된 데이터도 있고, 민간 영역에서 활동도 있다"며 "김치 관련 홍보 쪽은 김치연구소와 농식품부(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기관과 연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처: 세계김치연구소


■ 예산삭감에도 김치연구소 "사업 축소 없어"…예산 7억 원 증액 요청은 왜?

내년 R&D 예산이 1/3이나 깎였지만, 김치연구소는 사업 진행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김치연구소 관계자는 "김치 (동북)공정 데이터는 다 가지고 있어서 예산이 준다고 대응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라며, "예산이 줄어든다면 내부적 효율화를 고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연구자도 걱정하는 건 사실이다"면서도 "(사업) 축소 없이 현상 유지를 하고, 있는 거 그대로 간다"라고 밝혔습니다.

자료 출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의원실


그런데 앞서 R&D 예산 삭감이 결정됐을 때, 김치연구소의 입장은 조금 달랐습니다.

당시 김치연구소가 연구비(김치 발효의 과학화를 위한 핵심원천기술 개발 사업비)가 삭감되면 국가적 손실이 우려된다며, 깎인 예산을 다시 늘려달라고 정부에 문서로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문서에서 김치연구소는 '연구비 감액으로 목표기술의 적시 확보 난항', '후속 연구 범위축소, 중단이 불가피하여 투입 예산(24억 원)의 국가적 손실 우려' 등을 이유로 들며 예산 증액 요청을 했습니다.

R&D 예산이 삭감되면 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될 수도 있다고 했다가, 이번엔 예산이 줄어도 사업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건데요.

김치연구소는 삭감된 예산으로도 사업 진행이 충분한데, 예산을 더 요구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국가적 손실'보다 더 우려되는 것이 있는 걸까요? 입장 변화에 대해 김치연구소 측은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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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우 기자 (kbs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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