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빨아들인다"…달아오르는 IPO시장[공모주 청약 열풍①]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올 하반기 두산로보틱스 등 IPO(기업공개) 대어의 잇단 등판으로 뭉칫돈이 몰리며 공모주 시장이 활황세다. 상장 첫 날 주가가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를 수 있도록 가격제한 폭이 확대되면서 공모주 투자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대어급 IPO가 증시 자금을 대거 빨아들여 거래대금이 감소해 변동성이 커지는 '블랙홀'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 열풍에 힘입어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공모 청약에서 조(兆) 단위의 증거금이 모이며 잇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달 청약에 나선 공모주 모두 세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주를 한주라도 더 받으려는 투자자들의 눈치싸움이 벌어지는 등 공모주 투자 열기가 뜨거운 상황이다.
하반기 IPO 최대어로 주목받은 '로봇 대장주'인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달 21~22일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33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올 들어 최대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던 필에너지의 증거금(15조8000억원)을 뛰어넘었다.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업체 밀리의서재도 지난 달 18~19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청약 증거금이 1조9387억원으로 약 2조원에 달했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2차전지 전장부품 전문기업 신성에스티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1891.4대 1, 전체 증거금도 12조3000억원에 달했다.
오는 18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생산 업체 퓨릿도 일반청약에서 증거금으로 7조8000억원을 끌어모았다. 이밖에 한싹(3조3685억원), 레뷰코퍼레이션(2조7627억원), 아이엠티(1조3699억원), 와이랩(6조5000억원), 인스웨이브시스템즈(2조4000억원) 등도 모두 조 단위의 증거금을 쓸어담았다.
최근 2차전지와 초전도체 등 테마 광풍이 잠잠해지고 글로벌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로 증시가 위축되면서 공모시장이 갈곳 잃은 투자자들의 피난처가 되는 모양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과 중동발 리스크 등 대외 변수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묶여있는 증시 자금이 비교적 안정된 수익을 낼 수 있는 공모주 투자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되고 테마주 열기도 식으면서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자금이 많이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6월26일부터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공모가의 60~400%로 확대되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따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4배 가격으로 상승)'이 가능해지면서 대박 수익률을 노린 투자자들이 여유 자금을 넣어놓고 공모주 투자에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지난 11일 기준 종합자산관리(CMA) 계좌 수는 3770만936개로 집계됐다. CMA 계좌 수는 지난 1월 3600만개를 넘은 뒤 지난 7월 3700만개를 넘어섰다. 지난 9월부터(3738만1686개)부터 한 달 반 동안 31만5539개가 늘었다.
또 대어급 기업들이 청약에 나설 경우 증시 주변 자금이 쪼그라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두산로보틱스는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달 22일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48조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청약 첫날이었던 21일 50조8590억원에서 하루 새 2조8286억원이 감소했다. 이는 올 3월 말 이후 반년 만에 최저치다. CMA 잔고도 66조859억원에서 57조1213억원으로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IPO 청약을 위한 대기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3조원대 몸값이 예상되는 서울보증보험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대어급 기업들의 증시 상장이 예정돼 있어 머니무브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작용하고 주식시장 전반 모멘텀이 저하되며 관망 심리가 강해졌다"며 "늘어난 부동 자금은 공모주 투자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비교적 확보된 수익이라는 인식이 있는 공모주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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