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330 '시그너스' 또 활약… '국민 귀환' 임무 수행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사실상 전시 상황에 놓인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출동했다.
KC-330은 공중급유를 주목적으로 하지만 국외 재해·재난 발생 시 현지 체류 우리 국민 이송이나 해외 파병부대 화물·병력 수송은 물론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여러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데도 활약하고 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14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장기 체류자 81명, 단기 여행객 82명 등 우리 국민 163명이 정부가 제공한 군 수송기 KC-330을 통해 오늘 밤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C-330의 이스라엘 투입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의 텔아비브 공항 취항이 중단 또는 취소되면서 결정됐다. 군용기를 제외하면 재외국민이 이스라엘에서 무사히 탈출할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게 됐기 때문이다.
KC-330은 유럽 '에어버스'가 만든 A330 여객기를 개조해 만든 A330 MRTT 공중급유기 겸 다목적 수송기를 우리 공군이 부르는 명칭이다. 우리 공군은 2018년 11월 '1호기'를 시작으로 2019년 12월까지 총 4대의 KC-330을 도입했고, 이들 수송기는 2020년 7월부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폭 60.3m, 전장 58.8m, 전고 17.4m의 KC-330은 최대 항속거리가 약 1만5320㎞로, 여객기를 개조해 만들었기 때문에 300여명의 인원과 47톤가량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중급유 외에도 다양한 임무에 투입되며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올 4월 수단 내 무력충돌에 따라 현지 교민들을 철수시키는 '프라미스 작전' 때 KC-330을 파견해 현지 체류 교민 28명을 무사히 귀환시켰다. 당시 수송기에는 일본인 등 일부 외국인들도 함께 탑승한 바 있다.
올 2월에는 강진 피해 대응을 위해 튀르키예로 전개된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가 KC-330을 이용했고, 3월엔 태국에서 열린 다국적 연합훈련 '코브라골드'에서 부상을 입은 해병대 부사관 1명이 급파된 KC-330을 타고 귀국해 치료를 받았다.
올 7월 미국 하와이에 있던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 7명의 유해가 고국으로 봉환길에 올랐을 때도 KC-330이 임무를 수행했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수물자를 현지로 수송하는 데 파견된 군 수송기 역시 KC-330이었다.
KC-330은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한 2020년엔 6월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를 미국 하와이로부터 국내로 봉환하는 데 쓰였고, 7월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퍼진 이라크에 파견됐던 우리 근로자 290여명을 태우고 귀국하는 데 동원됐다.
KC-330은 이후 2021년 7월 해외파병 중 코로나19 집단발병으로 조기 복귀가 결정된 청해부대 제34진 장병 300여명을 국내로 이송하는 '오아시스 작전', 같은 해 8월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신변이 위태로워진 현지인 조력자들을 국내로 데려오는 '미라클 작전'에서도 활약했다.
2021년 8월엔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의 주역 여천 홍범도 장군 유해을 카자흐스탄에서 국내로 봉환하는 임무를 수행했고, 같은 해 11월 중국발(發) '요소수 대란' 속에 호주에서 27톤의 요소수를 긴급 공수해오는 데도 동원됐다.
KC-330은 세계 곳곳을 누비며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현재 전력화된 4대로는 본연의 임무 수행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4대 중 1대는 평소 주기적인 정비에 들어가 있고, 다른 1대는 비상대기용으로 남겨두기 때문에 실제로 임무에 투입될 수 있는 기체는 2대다. 여기에 다목적 임무를 위해 1대가 출동하면 실질적으로 급유 임무를 수행할 KC-330은 1대밖에 남지 않게 된다.
우리 공군은 동·서·남해 상공에서 총 5개의 공중급유 임무구역을 설정해 상시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대의 KC-330으로는 어딘가에서 작전상의 빈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우리 군은 2022년 12월 28일 제148회 방위산업추진위원회에서 공중급유기를 국외에서 도입하는 공중급유기 2차 사업에 대한 사업추진 기본전략(안)을 심의 의결했으나, 실제 추가 도입이 성사되는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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