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월드컵 예선? 손짓하는 북한 스포츠
◀ 김필국 앵커 ▶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끝났지만 다음 달부터 월드컵 2차 예선이 열리고 또 내년엔 파리 올림픽이 이어집니다. 여전히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북한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북한에서 오신 분들 가운데서 스포츠 선수 출신은 특히 만나기 좀 어려운데 게다가 수중발레 심지어는 국가대표 출신 입니다. 어떻게 수중발레를 하게 됐고 또 국가대표는 어떻게 되셨는지 얘기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 류희진 ▶
네. 어렸을 때 평양에서 갈매기라는 드라마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요. 그 영화로 인해서 인어공주 애니메이션도 또 엄청 좋아하게 됐고 그렇게 7살에 수중발레라는 스포츠 종목을 시작했고 또 정작 돼보니까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야 되겠다 하는 꿈이 생기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세뇌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뭔가 장군님의 딸이 되고 싶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꿈을 또 꿨던 것 같습니다.
◀ 성문정 ▶
사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인기 종목이 스포츠 스타가 뜨면 그 종목을 따라 하는 경향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박세리가 뜰 때 골프가 대중화됐고 박찬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휘날릴 때 우리는 또 야구가 굉장히 활성화됐던 시기가 있습니다. 북한도 부분적으로는 마찬가지인데 사실 조금 특이한 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최고지도자가 어느 종목을 좋아하느냐에 따라서 인기 종목으로 편입되는 경우들이 상당히 좀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김정은이 같은 경우는 유학 다닐 때 농구도 했었기 때문에 농구가 상당히 인기 있는 종목으로 편입되고 있고 그다음에 김정일 같은 경우는 일반 국민들이 참 생소한 종목을 좋아했습니다. 수중발레를 좋아했는데 그러면서 북한에서 수중발레가 홍보 수단으로 활용됐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 점들이 사실 우리와 북한의 인기 종목에 대한 차이가 있는 것도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북한은 5년간의 공백을 깨고 국제무대에 참가했는데요. 되돌아보면 코로나로 중단됐던 각종 체육대회를 지난해부터 잇따라 열면서 이런 분위기를 조성했었습니다.
"김정은 동지와 사랑하는 자제분을 한자리에 모시고 기쁨과 희열에 넘쳐…"
"4.25선수단, 압록강체육단, 국방성국방체육단 등이 참가하는 이번 선수권대회에서는 31개 종목의 530여개 세부종목 경기들을 진행되게 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각종 기념일마다 대규모 체육대회를 여는 것 같은데요. 이렇게 체육대회를 강조하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 성문정 ▶
사실 북한처럼 세계에서 각종 기념일을 앞세워서 대회를 하고 있는 나라는 참 드뭅니다. 그런데 사실 그게 주민을 위한 체육대회라기보다는 사상적 통합과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그런 세리머니를 활용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들이 듭니다. 그런데 다만 올해는 조금 차이가 있어 보이는 것 중에 하나가 사실 코로나 시대에 국경을 폐쇄하고 지역 간 이동을 폐쇄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2월부터 차근차근 대회를 실시를 했었거든요. 아마 이 부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한 자신감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라는 생각들도 해봅니다.
◀ 류희진 ▶
저희 종목 같은 경우는 매해 김정일 생일 2월 16일에 엄청 큰 수중발레 쇼를 해요. 그때 평양을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 그다음에 또 북한에서 중요한 높은 간부들이 와서 봤습니다. 그럼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서 공연을 4일 동안 하거든요. 그럼 TV로 4일 동안 방영이 되는 거예요. 그리고 또 친구들 속에서도 내 친구가 저렇게 수중발레쇼에 나갔다 하는 건 엄청난 자랑거리가 되고 저 같은 경우는 7살부터 운동 그만두기 전까지 13년 동안 매해 그 행사에 참여를 한 거죠.
◀ 차미연 앵커 ▶
오는 11월 16일부터는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시작되잖아요. 그런데 북한에서도 경기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요.
◀ 성문정 ▶
이번 월드컵 과정에서 북한은 아시아에서 9개의 그룹이 있는데 B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사실 이 경기 대회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입니다. 따라서 상대 국가에서 가게 되면 반드시 자기 나라에서도 개최를 해야 되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면 그동안에 폐쇄됐던 국경을 개방하면서 이런 일본이나 시리아가 북한 가서 대회를 할 거라고 보입니다. 그런데 참 그때 가봐야 압니다. 여자 월드컵 예선전 같은 경우는 북한이 우리를 당연히 이길 거라고 하고 김일성 경기장에서 했다가 우리한테 지는 낭패를 봤던 적이 있거든요. 그러면서 오히려 점차 이렇게 우리나라라든지 이런 대회가 있을 때에는 제3국을 선호하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진짜 개방을 해서 북한에서 예선전을 할지에 대해서는 그때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이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데 이어서 예선이기는 하지만 자국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과 국제대회를 치르게 될 수도 있다는 건데요. 이외에도 북한은 최근 국제대회를 유치하려는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보시는 건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북한 관광 선전 홈페이지인데요. 지난 8월 초 평양골프장과 골프 관광을 선전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골프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북한 여행사에서는 '외국의 벗들도 북한의 골프 애호가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면서 평양에서 열리는 골프대회 참가자를 모집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한편 북한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국제대회가 있죠. 바로 평양 마라톤 대회로 알려진 만경대상 국제 마라톤 경기 대회인데요. 2019년 이후 대북 제재와 코로나로 열리지 못했었는데 지난 8월 참가자 모집이 정식으로 발표됐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런 국제대회를 유치해서 북한이 얻는 이득 어떤 게 있습니까?
◀ 성문정 ▶
아마 지금 북한은 관광 개방에 목말라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관광은 현금 수입이지 않습니까? 그동안에 코로나 때문에 북한 관광이 폐쇄되면서 북한의 직접적인 현금 수입이 굉장히 줄어드는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외국 관광객들에게 북한도 이러한 부분들로 지금 개방을 했다라는 것을 보여주려면 특별한 이벤트가 있어야 되지 않습니까? 과연 북한에 가도 안전한 나라인지에 대한 검증을 해야 될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생소한 골프대회도 한다. 아니면 역사는 갖고 있습니다마는 그런 평양 마라톤 대회도 한다. 이런 것들이 전부 다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그렇군요. 의외예요. 그런데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제대회를 연다고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참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거기에 우리나라 선수들도 참여할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류희진 ▶
국제대회 같은 걸 오픈을 하면 모든 스포츠 선수들이 동원이 돼서 응원을 해야 되는 그런 시스템인데요. 남한 선수를 본 적이 없어서 쉽지 않은 일이 아닐까 싶고 또 선수들의 최고의 관심사는 국제대회를 할 때 그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들이 오는 것보다는 개인적인 피셜에는 그 선수들이 입는 운동복, 먹는 비타민, 음료 이런 게 더 관심사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선수들끼리 우리끼리 하는 얘기로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가난하고 좀 힘들다는 이미지를 저희도 잘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외국인 선수들이 잘 안 오는데 그래서 국가에서 돈을 써서 데리고 온다고 그렇게 많이 들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평양골프장에서는 우리 골프 선수들이 직접 골프대회를 참가했던 적이 있잖아요.
◀ 성문정 ▶
사실 북한 같은 경우는 골프라든지 야구는 자본주의 국가의 꽃 경기다 해서 사실 많이 못하게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골프가 세계적으로 대중화되면서 골프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니까 평양에 골프장도 만들고 금강산에서 골프장도 만들고 그랬던 적이 있고 또 거기에 우리나라 선수단들이 가서 프로 대회를 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정상적인 국가로서의 골프 경기도 한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평양 국제마라톤 대회가 매년 했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선수단들이 한 번도 간 적이 없고요. 남북이 이렇게 경색된 상황에서는 사실 우리나라 선수단이 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화해 분위기에 있을 때도 못 갔었는데 이번에도 가기는 어렵지 않겠나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각종 체육대회를 자주 열고 또 스포츠를 일종의 기회로 삼는 듯한 모습도 보이곤 하는데요. 북한 매체에서 체육과 관련한 여러 성과를 보도하기도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보시는 것은 지난 3월 평양에서 열렸던 올림픽위원회 총회입니다. 반도핑 개선책과 전문 체육 기술 수준을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고 대중체육 사업을 활발히 벌이는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각종 체육대회 소식과 체육 부문 성과를 끊임없이 보도합니다. 스포츠 행사와 함께 심판 훈련 등 관련 연구에도 공을 들인다고 전합니다. 북한 스포츠를 볼 때마다 스포츠를 대하는 인식이 우리와는 좀 다르다고 느껴지는데요. 정치적인 의미가 좀 많이 담기는 것 같습니다.
◀ 류희진 ▶
북한에서는 스포츠를 정말 온전히 스포츠로만 바라보지 않고 정치적으로 많이 활용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은메달을 따도 1등한 선수가 미국 선수, 대한민국 선수, 일본 선수라면 크게 의미가 없거든요. 그들의 괴뢰 도당들에게 패한 거기 때문에 그런 방송은 극히 안 내보이고 대한민국과 해서 이겼다, 일본과 싸워 이겼다 이런 영상을 보여주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단합과 또 증오심과 또 우리가 그들 괴뢰 도당을 이겼다 하는 그런 정치적 효과로 많이 이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남북 단일팀도 있었던 적이 있었잖아요. 또 남북이 같이 뛸 날도 정말 또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떠세요?
◀ 성문정 ▶
북한의 팀은 계속 나올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올림픽 회원 국가이기도 하고 그다음에 피파의 회원 국가이기도 합니다. 만약에 회원 국가이면서도 불구하고 대회에 참가를 못하게 되면 이건 또 징계를 받아야 되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여전히 북한 선수단들을 계속 볼 거라고는 생각하는데 과거처럼 우리 선수단과 공동 훈련도 하고 손잡고 웃고 지금 상황에서는 사실 그렇게 과거와 같은 모습을 보기에는 매우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 류희진 ▶
공동 훈련까지 바라지 않아도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졌다는 이유만으로 비판받는 일은 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에서 열리는 체육대회 그리고 국제대회에 대해서 살펴봤는데요. 북한 주민들도 이 스포츠를 온전히 스포츠로 즐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요즘 날씨도 선선하고 운동하기 참 좋은 계절이죠. 미루지 말고 당장 오늘부터 가볍게 스포츠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두 분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33319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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